[스토리 베이스볼] 황금세대 ‘94학번’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입력 2015-02-03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야구 황금세대인 94학번의 대표주자 김동주, 이호준, 조인성, 김재현, 주형광(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94학번들은 고졸 최초 계약금 1억원 돌파,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야수 역대 최고 계약금 등 프로야구를 화려하게 수놓았다.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

■ 두산 김동주 은퇴 본 ‘94학번’ 현주소

김동주·김재현·신윤호·주형광·심정수…
90년대 초반 자존심 건 억대 몸값 경쟁
김동주 계약금 4억5000만 야수 최고액
현역 선수는 NC 이호준·한화 조인성 뿐

한국야구사를 보면 이른바 ‘황금세대’가 있다. 한국야구의 대표적인 황금세대라면 최동원 김시진 이만수 김성한 등이 포진한 77학번과 선동열 이순철 정삼흠 등을 중심으로 한 81학번을 꼽을 수 있다. 이어 임선동 조성민 손경수 박찬호 박재홍 염종석 정민철 등이 주축이 된 92학번도 황금라인으로 통한다. 최근 김동주가 은퇴하면서 94학번의 과거와 현재도 다시 한번 회자되고 있다.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할까.


● 계약금으로 자존심 싸움 벌인 94학번

94학번엔 굵직굵직한 선수들이 많이 배출됐다. 출생연도로 보면 1975년생들이 주축이지만, 배명고의 김동주는 1976년 2월생으로 1년 먼저 학교에 들어가 94학번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신일고 김재현과 조인성, 부산고 주형광, 충암고 신윤호, 광주일고 이호준, 성남고 김경태, 군산상고 신경현, 경남고 손인호, 경남상고 채종국이 고교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이들 중 초고교급 투수로 통했던 신윤호는 1993년 11월 LG와 계약금 8800만원과 연봉 1200만원에 사인해 고졸선수 사상 최초로 1억원을 돌파하는 역사를 썼다. 곧바로 김재현이 LG에 입단하며 계약금 9100만원과 연봉 1200만원으로 총액 1억300만원에 사인해 고졸 신인 최고액을 경신했고, 이어 롯데에 입단한 주형광이 계약금 9200만원과 연봉 1200만원으로 총 1억400만원을 찍으며 기록을 갈아 치웠다. 당시 이들의 몸값 경쟁 또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이호준도 해태에 입단하며 7000만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동대문상고(현 청원고) 시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심정수도 동기인데, 1994년 OB에 입단하며 계약금 5100만원을 받았다. 심정수는 프로에서 승승장구하며 2004년말 당시 FA(프리에이전트) 역사상 가장 많은 4년 총액 60억원의 잭팟을 터뜨려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다른 선수들은 대학에 진학한 뒤 4년 후 프로에 입단하며 몇 배나 많은 계약금을 받았다. 김동주는 고려대 진학 후 1998년 OB에 입단하면서 지금도 깨지지 않는 역대 야수 최고 계약금 4억5000만원(2001년 SK 정상호가 타이기록)을 기록했고, 연세대 조인성(LG 4억2000만원), 동국대 신경현(한화 2억4000만원), 경희대 김경태(LG 2억2000만원)를 비롯해 94학번 주요 선수들은 모두 억대 계약금을 찍었다.


● 현역 선수는 이제 이호준과 조인성 뿐

김동주가 은퇴하면서 94학번 대부분은 현역 유니폼을 벗고 제2의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 김경태는 SK 코치, 손인호는 LG 코치, 김재현과 신경현은 한화 코치, 주형광은 롯데 코치, 채종국은 넥센 코치로 지도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신윤호는 2008년 SK에서 은퇴해 사업을 하다 지난해 테스트 끝에 SK에 입단했지만 결국 지난 시즌 후 방출되고 말았다. 심정수는 2008년을 끝으로 은퇴한 뒤 가족과 함께 미국 샌디에이고로 건너가 살고 있다. 94학번의 시대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저물어 간다. 현역 선수는 이제 단 2명. 이호준은 NC에서, 조인성은 한화에서 동기생들의 마지막 자존심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