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수문장 3인방, 정정당당 주전 겨루기

입력 2015-02-04 09: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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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C서울 GK 3인방 주전 경쟁… 팀 분위기 이끄는 ‘좋은 표본’
- 김용대 유상훈 양한빈, 이구동성 “주전 경쟁 지금부터가 시작!”

FC서울 수문장 3인방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지난 시즌 FC서울은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한 골키퍼 경쟁을 펼쳤다. 2010년부터 FC서울 골문을 책임져온 김용대와 2014시즌 거미 손으로 급부상한 유상훈이 선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 구도를 벌였기 때문이다.

두 선수의 경쟁은 브라질 월드컵 휴식기가 끝난 직후 시작됐다. 김용대가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갑작스럽게 경기에 나선 유상훈은 이날 경기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이후 유상훈은 리그 8경기 연속 출전해 단 4실점 밖에 하지 않으며 김용대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이후 김용대의 부상 회복과 함께 FC서울 주전 골키퍼 경쟁은 화룡점정을 찍었다. 두 선수 모두 선발로 나서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유상훈은 AFC 챔피언스리그 8강 포항과의 승부차기에서 3명의 키커를 연달아 막아내며 선배 김용대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용대 역시 후배의 도전에 물러서지 않았다. 부상 복귀 후 리그 11경기에 출전해 8실점 밖에 하지 않으며 매 경기 선방쇼를 펼쳤다. 결국 두 선수 모두 0점대 실점율 (김용대 24경기 19실점, 유상훈 18경기 9실점)을 기록하며 FC서울 짠물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김용대, 유상훈의 대결로 관심을 받았던 FC서울의 GK 경쟁 구도는 올해 들어 더욱 뜨거워졌다. 바로 지난 해 여름 입단한 차세대 골키퍼 양한빈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1991년생의 어린 나이지만 각종 연령별 대표팀을 거친 양한빈의 존재감은 두 선배들을 긴장시켰다.

FC서울 골키퍼 3인방의 경쟁은 지난 1차 괌 전지훈련부터 불꽃 튀었다. 올 시즌 유독 비가 많이 내렸던 괌 전지훈련에서 주전 경쟁을 위해 세 선수 모두 진흙탕 속에서도 슈팅을 막고 또 막았다. 하지만 훈련장 밖에서는 더 없이 돈독한 선·후배간의 좋은 표본을 선보였다.

유상훈은 “훈련이 끝나면 용대 형과 함께 훈련에 대해 복기하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했고, 양한빈 역시 “용대 형에게는 모든 것이 배울 점이다. 그리고 괌 1차 전지훈련 때 쉬는 날 시내도 함께 데려가 주시면서 정말 잘 챙겨 주셨다”며 선배 김용대에 대한 존경심과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주전 경쟁에 대해서는 한치의 물러섬도 없었다. 유상훈은 “처음 FC서울에 왔을 때는 김용대라는 큰 산이 있었다. 하지만 2013년도에 몇 경기 출전하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후반기 기회가 찾아왔었고, 그때부터는 그 기회를 정말 놓치기 싫어 최선을 다했다”고 전한 뒤,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용대 형과의 경쟁은 내 승부욕을 정말 많이 자극 시킨다. 지금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다”며 올 시즌 주전 경쟁에 있어서는 선배 김용대와 한 치의 물러섬 없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김용대는 “경쟁은 언제나 긴장된다. 내가 못하면 후배들에게 자리를 뺏기는 것이기 때문에 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나만의 색깔을 보여 주겠다”면서 “지난 해 부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부상당하지 않고 내 자리를 잘 지켜내도록 하겠다”며 후배들의 도전에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내비쳤다.

경쟁에 있어서는 냉철하게, 경쟁을 떠나서는 끈끈한 선후배 관계를 선보이는 GK 3인방의 정정당당 주전 겨루기는 팀 내에서도 좋은 표본을 선보이며 FC서울을 끌어 올리고 있다.

“주전 경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FC서울 수문장 3인방의 각오 속, 가고시마 전훈캠프에서는 이미 FC서울의2015 시즌이 시작되고 있었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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