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인사이드] 장고 끝에 악수? 몸값 폭락에 몰린 제임스 실즈

입력 2015-02-06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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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우완 최대어 평가…1억달러 이상 요구
곧 스프링캠프 시작…몸값 반토막 날 처지

FA(프리에이전트) 우완투수 중 최대어로 꼽히는 제임스 실즈(33)의 계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둑에서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표현처럼 지나치게 시간을 끌다 몸 값이 오르기는커녕 점점 떨어지고 있다.

당초 그의 에이전트인 페이지 오들은 최소 1억 달러 이상의 초대형 딜을 원했다. 무엇보다 지난 2007년부터 8년 연속 11승 이상을 거뒀고, 200이닝 이상을 투구했다는 점에서 실즈의 상품 가치가 충분하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즈에게 관심을 보였던 구단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둘씩 발을 빼는 모양새다. 33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가 가장 큰 이유다. 정규 시즌과는 달리 가을에 약한 모습을 보인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실즈는 포스트시즌에서 11경기에 선발로 나와 3승6패(방어율 5.46)로 부진했다.

특히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2경기에 등판해 고작 9이닝 밖에 던지지 못하고 모두 패전을 당한 점이 그의 주가를 떨어뜨리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맞대결을 펼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매디슨 범가너의 눈부신 활약에 실즈의 투구는 더욱 초라해 보였다.

최근 한 보도에 따르면 실즈는 자이언츠가 제안한 4년 8000만 달러의 조건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뉴욕포스트 등 주요 매체들은 실즈가 4년 7000만 달러, 또는 3년 6000만 달러 선에서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곧 스프링트레이닝 캠프가 시작되기 때문에 초읽기에 몰린 것은 실즈 쪽이다. 1억1000만 달러 이상을 노리다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몸값이 폭락할 처지에 놓였다.

실즈의 경우처럼 타이밍을 잘 못 잡고 마냥 버티기에 들어갔다 낭패를 본 경우는 수 없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로는 조디 리드를 꼽을 수 있다. 1993시즌을 마친 후 리드에게 당시 원소속팀 LA 다저스는 3년 780만 달러의 계약 연장을 제시했다. 다저스의 제안을 단 칼에 무를 베듯 거절한 리드는 둥지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다 결국 밀워키 브루어스와 35만 달러의 초라한 조건에 1년 계약을 체결했다. 1년 전에는 넬슨 크루즈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원 소속팀 텍사스 레인저스가 제시한 1년 1410만 달러의 퀄리파잉 오퍼에 콧방귀도 뀌지 않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8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현재 실즈에게 여전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구단은 샌디에고 파드리스, 애리조나 디백스, 플로리다 말린스, 밀워키 브루어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등이다. 뉴욕 양키스는 실즈의 몸값이 더 떨어질 경우 다시 영입 전에 나설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과거 사례도 실즈에게 불리하다. 지금까지 2월 1일 이후 계약을 체결한 FA 중 연봉 총액 5000만 달러를 넘긴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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