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BBC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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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2015 아프리카 네이션스 컵 준결승 경기에서 관중들의 폭동으로 인해 경기가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6일(이하 한국시각) 적도 기니의 누에보 에스타디오 데 말라보에서 열린 201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적도기니와 가나의 4강전에서 가나가 3-0 승리를 거뒀다.

영국 매체 BBC,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경기는 개최국인 적도기니의 첫 준결승인 만큼 팬들의 함성소리로 가득했다. 하지만 전반 종료를 앞둔 전반 42분 조던 아예루가 페널티 골을 넣어 가나가 리드를 잡았다. 곧이어 전반 추가시간에 와카소 무바라크가 추가골까지 넣으며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극도로 흥분한 팬들은 전반전이 끝나고 가나 선수들이 라커룸으로 이동할 때 경기장을 향해 물병을 던지기 시작했다. 가나 선수들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퇴장했고 긴장감 속에 후반전이 시작됐다.

사진출처|가나 축구협회 공식 트위터

사진출처|가나 축구협회 공식 트위터

문제는 가나의 3번째 골이 터졌을 때였다. 후반 30분 안드레 아예우가 쐐기골을 터뜨리자 적도기니의 팬들은 좁은 공간에 모여 응원하던 가나 팬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들은 가나 팬들을 코너에 몰아넣고 위협하기 시작했고 즉시 경찰이 달려와 적도기니 팬들을 해산시켰다.

적도기니 팬들은 끊임 없이 물병과 오물을 경기장에 던졌고 끝내 경기는 종료 8분을 남겨둔 상황에 중단되고 말았다. 아브람 그랜트 가나 감독은 가봉 출신의 에릭 오토고 심판과 상의 끝에 경기장에서 퇴장하는 것이 더 위험할 거라 판단, 경기장에 머물기로 했다.

경찰은 성난 팬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헬리콥터를 띄우기도 했고 곳곳에서는 최루탄이 터지기도 했다. 팬들의 소동은 점차적으로 수그러들었다.

가나 축구협회는 이날 공식 트위터를 통해 "가나 팬들이 위험에 빠져 있다. 이곳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It's now like a war zone)"고 전했다.

사진출처|가나 축구협회 트위터

사진출처|가나 축구협회 트위터

가나 축구협회 크웨시 니얀타키 회장은 "이번 대회는 상당히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있었다. 이런 일은 일어났으면 안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팬들은 경기가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풀리지 않는다고 여겼던 것 같다. 팬들은 옳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속개된 경기에서 이미 3-0으로 크게 벌어진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가나와 적도기니 선수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침착하게 진행했고 결국 경기는 가나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날 승리를 챙긴 가나는 오는 9일 에스타디오 데 바타에서 코트디부아르와 201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결승전을 치른다.

동아닷컴 김우수 기자 woo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