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현빈, 까방권 쿠폰 만료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입력 2015-02-11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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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의 법칙] 현빈, 까방권 쿠폰 만료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누구나 자신의 가장 화려했던 시절을 놓지 못하는 법이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내가 왕년에~'로 시작하는 일대기가 곳곳에서 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과거의 좋은 때에만 사로잡혀 있다보면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주변 환경이 빠르게 변해가는데 혼자만 자꾸 역주행을 꿈꾸니 전진이 될리 없다.

SBS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의 주역인 현빈도 최근의 연기를 보면 과거의 영광에 사로잡혀 있는 듯 하다. 2015년 수목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2010년 '시크릿 가든'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드라마에서 현빈은 까칠한 남자 구서진과 세상 누구보다 상냥한 남자 로빈 두 인격을 연기한다. 혈압과 맥박의 상승으로 인격이 변화하는 순간 건물 벽을 집고 괴로워 하는 그의 모습은 폐소 공포증으로 김주원과 겹친다.

또한, 남 부러울 것 없는 재벌가의 아들로 자라나 형성된 까칠한 성격이나 차가운 얼굴로 내뱉는 독설 등도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과 판박이다. 특히, 사고로 인해 발병한 폐소 공포증과 납치 사건을 겪어 해리성 인격 장애가 발병한 남자 주인공의 속사정은 안타깝긴 해도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묘하기만 하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현빈이 '하이드 지킬, 나'를 선택한 것은 본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의미다. 까칠하면서 모성을 자극하는 백마 탄 왕자를 현빈만큼 소화하는 배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데 지성이 7개의 인격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나선 것이다. 거기다 요물스러운 여고생 요나의 인격까지 표현하는 지성의 연기력이니 아무리 현빈이라도 시청자들이 '하이드 지킬, 나'를 고를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현빈은 지금의 부진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백마 탄 왕자를 포기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역린'에서 암살 위협을 받는 순간에도 현빈은 멋있었고 '하이드 지킬, 나'에서도 그는 잘생겼다. 그런데 틴트를 바르고 분홍색 잠옷을 입는 지성의 드라마가 먹히고 있다는 점을 보면 여심을 공략하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물론 이런 도전이 배우에게 위험 부담이 있다는 것은 안다. 연기 변신을 위해 망가질 때 이미지 회복이 어려워 고생하는 배우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현빈에게는 해병대에 입대해 군 복무를 마쳐 얻은, 시쳇말로 까방권(까임 방지권)이 있지 않은가. 유효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과감한 연기 변신으로 힘들게 얻은 까방권 갱신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사진=동아닷컴DB, SBS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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