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걸그룹 여자친구, 서로를 향한 약속… “이 손 꼭 놓지 말자”

입력 2015-02-12 09:5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걸그룹 여자친구는 2015년 가요계에 새롭게 등장했다. 쟁쟁한 걸그룹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여자친구라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어쩌면 평범하게만 보일 수 있는 이름지만 그만큼 친숙한 매력을 지닌 걸그룹 ‘여자친구’를 만났다.

“‘여자친구’라는 그룹명을 처음 들었을 때 멘탈이 붕괴됐어요. 수호천사, 가디언엔젤, 허그허그 등 그룹 후보들이 더 있었거든요. 설마설마했는데 결국 여자친구로 활동하게 됐죠. 그런데 가면 갈수록 팀명이 귀에 익기도 하고 부를수록 정감이 가는 이름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이제는 익숙하고 친근하게 들려요. 저희 또래를 잘 표현해 주는 것 같기도 해요.” (소원)

평균 나이 18세, 나이에 걸맞는 순수함을 내세운 걸그룹 여자친구(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는 데뷔와 동시에 음악프로그램 1위 후보에 오르며 큰 주목을 받았다.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에 청순한 매력을 지닌 이들은 마치 데뷔 때의 소녀시대와 비슷한 느낌을 줄 정도다.

“데뷔 때부터 소녀시대 선배님들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10대 후반 나이 또래에 할 수 있는 콘셉트라 발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비슷하게 느껴진 것 같아요. 우리를 보면서 소녀시대 선배님들을 떠올려 주신다니 감사하면서도 더욱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부담감도 들어요. 처음 ‘유리구슬’ 가이드 곡을 들어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어요.” (예린)

이들의 첫 타이틀 곡 ‘유리구슬’은 에일리의 ‘Heaven’, 오렌지캬라멜의 ‘까탈레나’ 등을 작곡한 히트 작곡팀 이기용배가 여자친구만을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한 곡이다. 웅장한 스트링과 강한 비트, 감성적이고 유려한 멜로디가 어우러진 댄스곡으로 무대에서의 안무 역시 파워풀한 편이다. 다리를 찢고 빙글빙글 도는 안무에도 라이브는 안정된 편이다.



“무대를 보는 분들이 동작들이 강하다보니 립싱크가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하세요. 가끔 MR(music recording)이 아닌 AR(audio recording)을 깔았다는 댓글도 많이 봤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라이브를 안 해본 적이 없거든요. 정말 잘하고픈 마음이 커서였을까요? 첫 방송 때 라이브가 불안해서 스케줄 끝나고 쉼 없이 연습했던 기억이 나요. 라이브와 같이 안무를 하다 보니 체력소모도 큰 편이에요.” (유주)

에너지 소모가 큰 만큼 먹고 싶은 음식도 많지만 걸그룹에게 다이어트는 피할 수 없는 숙제다. 여자친구 역시 연습생 때부터 다이어트에 매진하고 있다.

“삼시세끼 샐러드만 먹어요. 먹고 싶은 게 정말 많지만 참고 또 참고 있어요. 이제는 다이어트가 정말 생활화된 것 같아요. 지금 몸무게에 만족하다가도 TV모니터를 하면 또 부족한 것 같아서 자연스레 다이어트를 하는 것 같아요. 다이어트라는 게 감량보다 유지하는 게 더욱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팬 분들께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요.” (엄지)

실제 여자친구는 예쁜 외모만큼이나 성숙한 매력도 엿볼 수 있었다. 각각 1년 반에서 길게는 5년 이상 연습생 시간을 거친 이들은 개인이 앞서기 보다는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이렇게 팀이 똘똘 뭉치게 된 비결은 연습생 시절의 재미난 에피소드도 한몫했다.

“어느 초가을 저녁이었어요. 연습하다 너무 힘들어서 밤 12시에 무작정 한강으로 나갔어요. 새벽에 여자 6명이서 탱탱볼을 갖고 신나게 놀았어요. 나름의 일탈이었던 것 같아요. 새벽 3시쯤 숙소로 돌아갈 때는 멤버들끼리 손을 꼭 붙잡고 돌아갔었죠. 그날 엄청 혼나긴 했지만 ‘우리 이 손 꼭 놓지 말자’ 다짐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해요. 지금은 웃으면서 말할 수 있지만 그 때는 정말 심각했어요(웃음).” (신비)



이처럼 수수하고 아직은 장난기 넘치는 여자친구 멤버들은 올해의 ‘신인상’은 물론 오래 활동할 수 있는 그룹이 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최근 한 음악프로 대기실에서 장수그룹인 신화를 만나 인증샷을 찍으며 이 같은 꿈을 다시금 되새겼다.

“우리가 롤모델로 삼고 있는 신화 선배님들을 실제로 보니 정말 신기했어요. 오랜 시간동안 한 사람의 멤버교체 없이 꾸준히 활동하시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우리도 10년이 지나도 20년이 흘러도 함께 활동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어요. 까마득하지만 하루빨리 그런 날이 오면 좋겠어요. 아직 넘어야 할 산들이 수두룩하지만요.” (은하)

마지막으로 여자친구는 다른 걸그룹과의 경쟁에서 내세울 무기로 풋풋함과 건강한 매력을 꼽았다. 꾸미지 않은 모습과 순수함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대기실에 가보면 다른 팀들은 의상도 화장도 화려한 편이에요. 우리는 나이가 어린 만큼 지금 보여드릴 수 있는 걸 마음껏 보여드리고 싶어요. 흔히 학생들이 입을 수 있는 생활복에 최소한의 메이크업을 한 것처럼 말이죠. 앞으로 무대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 여자친구 많이 예뻐해 주세요. 남자 팬이든 여자 팬이든 누구에게나 친근한 여자친구가 될게요.”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쏘스뮤직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