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어도 신기하고 즐거운 ‘샤넌의 설날맞이’ [한복인터뷰]

입력 2015-02-19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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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예뻐도 너무 예쁘다. 영국에서 건너온 18살 소녀 샤넌의 한복자태는 그야말로 '인형같다'는 말이 부족할 지경이었다.

여기에 말 한마디마다 이어지는 귀여운 웃음과 발랄한 애교까지, 샤년의 새해 인사는 수많은 삼촌 팬들을 흐뭇하게 할 최고의 설 선물임이 틀림없었다.

익히 알려진대로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샤넌은 어린 시절을 영국에서 보내고 12살에 가수의 꿈을 품고 모국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5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거치며 한국의 문화와 언어에 많이 적응이 됐다지만 아직까지 명절 분위기는 어색함이 많았다.

실제 “명절에 차례나 성묘를 하느냐?”라는 질문에 샤넌이 내놓은 대답은 “어 그게 뭐예요?”였다.

으레 차례와 성묘라고는 말하다가 막상 이를 알기 쉽게 설명하자니 오히려 기자가 진땀을 뺐고, 겨우 차례와 성묘가 무엇인지 이해한 샤넌은 “잘은 모르겠는데 할머니의 할아버지라는 분의 묘지를 찾아가 인사하고 한 적이 있다. 군사지역이라 못 들어간다고 하는 걸 할머니가 이야기하니까 들어가게 해줬다”라고 성묘를 간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런 성묘 문화가 낯선 샤넌이 다시 “정말 몰라서 그런데 돌아가신 분에게 왜 그렇게 하는 거죠?”라고 묻자 우리 전통에 소홀했던 스스로를 다시 한 번 탓해야 했다.

겨우겨우 성묘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샤넌은 “아~”라며 이해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영국에서는 꽃을 두거나 인사를 하는데 한국에서는 음식을 차려놓은 게 되게 신기했다”라고 서로 다른 명절 문화에 연신 호기심을 보였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처럼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명절문화로 인해 한복을 차려 입고 세배를 하는 풍습도 샤넌에게는 꽤나 낯선 경험일 듯 했지만 의외로 여기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명절이 되면 어머니와 할머니집에 간다는 샤넌은 “이렇게 인사 하는 것 아니냐?”라며 절하는 모습을 흉내 내더니 “남들이 다해서 나도 해봐야지 하고 할머니에게 인사했는데 돈을 받았다. 뭔가 미안해서 다음부터는 인사만 하고 돈은 안 받으려고 한다”라고 꽤나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샤넌에게는 한복에 대해서는 꽤나 독특한 추억이 있었다. 어렸을 때 한국에서 유치원을 다닌 적이 있다고 밝힌 그녀는 “그 유치원이 한복을 입고 등교해도 됐는데, 나도 입어보고 싶어서 입었다가 실패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실패’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다시 묻자 “내가 한복을 입고 간 날이 하필 어디를 외출하는 날이었다. 그래서 나만 한복을 입고 다른 친구들은 다 외출복을 입고 와서 혼자서만 유독 튀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한복을 입은 적이 없었다”라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그 이후 오랜만에 한복을 입게 된 샤넌은 “예쁘고 마음에 든다”라며 배시시 웃었다.

이에 ‘샤넌이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면 많이들 관심을 보일 것 같다’라고 묻자 “아까도 외국인같이 생겨가지고 한복입고 돌아다니니까 많이 쳐다보더라”라고 답하며 “아 (난)외국인이지”라고 속은 한국 사람이 다 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명절에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으로, 직접 명절음식을 만들기도 하냐는 질문에 샤넌은 “스파게티나 그런 건 만들기 쉬워서 하는데, 떡국 같은 건 만들기 힘들다”라고 밝혔다.

이어 “엄마가 (명절)음식을 만들 때 도와주다 잘못하면 혼나고 그런다”라며 “한국 음식은 간인 것 같다. 간을 잘 못 맞추면 맛이 없다”라고 덧붙여 의외로 예리한 요리 철학을 보여주었다.

음식이야기가 이어지자 ‘영국요리는 맛이 없다’라는 속설에 대해서도 언급됐고, 여기에 대해 샤넌은 “그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샤넌은 “영국에는 전통음식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 음식들이 다양하게 있는데, 어디가 맛있는지를 잘 몰라서 맛없는 식당에 갔다가 그런 것 같다”라며 “맛이 없을 수가 없다. 그렇게 맛이 없으면 나도 안 먹고 살았을 것이다”라고 독특한 논리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설 연휴 기간 동안에는 가족들과 지낼 예정이지만, 3월 5일 컴백을 앞두고 있는 만큼 샤넌은 현재 신곡 연습에 한창이다.

전작 ‘새벽비’의 활동을 두고 아쉽지만 나쁘진 않았다고 평가한 샤넌은 “이번 신곡은 엄청 귀여운 걸로, 내 나이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원래 내가 웃음이 많은데 ‘새벽비’는 감정을 잡기위해 전혀 웃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편하게 (내 모습을 보여주고)즐길 것 같다”라고 한층 더 밝고 명랑한 모습을 약속했다.

끝으로 샤넌은 설날 소원으로 “내 목표와 소원은 항상 똑같다. 내가 외국인이고 어리다 보니까 ‘외국인이니까 그럴 것이다’, ‘외국인이니까 안 될 것이다’라는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져 있다”라며 “이것 때문에 고민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외국인이지만 반한국인으로, 그 선을 꼭 뛰어넘고 싶다”라고 밝히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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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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