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디자인·실크같은 주행감…럭셔리 SUV의 끝판왕

입력 2015-02-23 06:4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굵은 직선을 활용한 명쾌하고 세련된 디테일에서 디스커버리4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3.0리터 터보 디젤 엔진과 서스펜션의 높이와 엔진 반응, 트렉션 컨트롤 개입까지 자동 조절해 주는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을 통해 어떤 지형에서도 거침없는 질주가 가능하다. 사진제공|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굵은 직선을 활용한 명쾌하고 세련된 디테일에서 디스커버리4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3.0리터 터보 디젤 엔진과 서스펜션의 높이와 엔진 반응, 트렉션 컨트롤 개입까지 자동 조절해 주는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을 통해 어떤 지형에서도 거침없는 질주가 가능하다. 사진제공|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SE’ 시승기


최고출력 255마력·최대토크 61.2kg·m 파워
7인승 실내 공간…2·3열 독립적 분리 활용
전자동 지형반응 5가지 주행모드 안정성 굿
계단식 지붕·비대칭 테일게이트 창 등 독특


랜드로버의 라인업 가운데 디스커버리4는 가장 실용적인 7인승 SUV다.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 다재다능한 주행 능력과 넓은 실내 공간, 묵직한 핸들링, 충실한 안전 사양 등을 갖추고 있다. 클래스라는 말은 자동차에서도 통용된다. 독일 브랜드의 최상위급 SUV와 비교해도 한 등급 위에 있다고 느껴질 정도로 완벽에 가깝다.

랜드로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랜드로버는 1970년 레인지로버를 출시하며 온·오프로드 겸용 럭셔리 SUV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브랜드다. 1979년 파리-다카르 랠리 원년 우승을 통해 그 가치를 입증했다.

디스커버리는 랜드로버의 최상위 모델인 레인지로버보다 한 등급 아래에 있다. 하지만 판매가격은 8210만원부터 출발한다.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가격이지만, 랜드로버는 럭셔리 SUV를 표방하는 브랜드다. 레인지로버보다는 오프로드에 더 초점을 맞춘 설계를 통해 제품을 차별화했다. 실제 성능과 각종 사양이 이를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차를 직접 몰아본다면 이 가격을 수긍할 수밖에 없다. 남성들의 로망, 디스커버리4 SE 모델을 시승했다.

독특한 익스테리어, 이것이 바로 진짜 존재감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는 어느 각도에서도 한 눈에 디스커버리임을 알아볼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3열로 갈수록 높아지는 계단식 지붕, 비대칭 형태의 유니크한 테일게이트 창은 디스커버리4의 존재감과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디자인 요소다.

사각형으로 디자인된 전면부의 헤드램프도 차를 더 강인하게 보이도록 만들어준다. 제논 헤드램프, LED시그너처 주간 주행등, 헤드램프 파워 워시 기능이 포함된 헤드램프는 전체적인 차량의 실루엣과 어우러져 강인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랜드로버의 정통 오프로더를 상징하는 보닛 전면의 ‘LAND ROVER’ 레터링을 ‘DISCOVERY’로 바꾼 것도 매력적이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SUV들이 저마다 존재감이 강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디스커버리4 옆에서는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또 디스커버리4는 다양한 추가 액세서리를 장착해 오너의 취향에 맞는 익스테리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스노클, 각종 루프 캐리어 및 사다리, 램프류 프로텍터, 전면 프로텍션, 윈치, 견인장치 등을 선택 장착할 수 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SE’ 내부 인테리어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SE’ 내부 인테리어



● 고급스러운 실내 인테리어와 공간 구성

실내로 들어서면 랜드로버가 왜 럭셔리 SUV인지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일단 시야가 무척 넓고 쾌적하다. 이는 뒷좌석에서도 느낄 수 있다. 스타디움식 시트 배열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의 여정, 즉 풍경을 뒷좌석에서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가죽 시트의 단단한 질감도 차량의 성능을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다. 대시보드 상단까지 더블 스티칭으로 장식한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다. 일체감있는 디자인의 표본이다. 가죽과 우드로 마감된 스티어링 휠 디자인도 심플하면서도 강렬하다. 각종 제어 버튼이 담겨있지만 직관적이고 사용이 편리하다. 운전석은 메모리 기능과 전동 조절식 요추받침 기능도 적용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큼직한 사각형과 직선을 사용한 인테리어에서도 디스커버리4의 오프로드 능력을 가능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7인승인 실내 공간 활용성은 그야말로 발군이다. 2열과 3열의 좌석들을 독립적으로 접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2열을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틸트 기능은 없지만 다채로운 공간 구성을 통해 적재 공간을 취향대로 활용할 수 있다.

테일게이트도 특별하다. 상하로 2단 분리돼 열린다. 이 때문에 전동식 트렁크 기능은 적용되어 있지 않아 아쉽지만, 아래로 열리는 테일게이트는 아웃도어 활동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걸터앉아 쉴 수도 있고, 낚시 의자 혹은 캠핑시 식사 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주행감각 ‘파워 트레인’

시승 모델인 디스커버리4 SE에는 SDV6 V형 6기통 2993cc 트윈 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상위 모델인 HSE 모델도 파워트레인은 동일하다. 최고출력 255마력(4000rpm)에 최대토크 61.2kg·m(2000rpm)를 발휘한다.

제원상의 수치보다 놀라운 것은 주행 느낌이다. 출발하면서부터 여타 SUV들과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묵직하면서도 실크와 같은 부드러운 주행 감각을 지녔다. 경쟁 브랜드들이 좀처럼 따라갈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공차중량 2.6톤의 거구지만 마치 헤비급 권투선수처럼 가벼운 풋워크를 한다. 그러나 파괴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V6 터보 디젤 엔진이지만 터보랙이라 불리는 지연 현상을 느끼기 어렵다. 저속은 물론 고속에서 빠르게 속도를 높여갈 때도 SUV인지 고급 세단인지 모를 정도로 승차감이 좋다. 정숙성도 만족스럽다. 공회전 시의 진동은 있지만, 주행 중 들려오는 소음은 세단 수준이다. 낮은 RPM에서는 가변식 터빈 하나만 작동하고 2800rpm이 넘어가면 나머지 터빈이 돌아 원활하고 조용한 가속을 돕는다. 병렬형 순차식 터보(Parallel Sequential Turbo)라 불리는 시스템이 주는 선물이다. V6 터보 디젤 엔진에는 자동 8단 변속기(ZF 8HP70)가 결합되어 있다. 시프트 패들을 갖춰 경쾌한 펀 드라이빙도 가능하다. 0-100km/h 은 9.3초에 불과하다.

연비 또한 혀를 내두르게 한다. 공인 복합 연비는 9.3km/l로 평범한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주행 연비는 이를 상회한다. 배기량 2993cc의 4륜구동 7인승 SUV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고속도로 100km/h(8단 1450rpm) 정속주행에서는 13km/l 내외를, 80km/h(8단 1200rpm) 정속주행에서 19∼20km/l에 이르는 높은 연비를 기록했다.

당장이라도 오프로드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것이 디스커버리4지만 아쉽게도 오프로드 테스트는 하지 못했다. 참고로 디스커버리4는 수심 70cm까지의 도하도 가능하며, 센터 디퍼렌셜 기어를 통해 험로 주행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또 급경사로에서는 경사로 제어장치를 통해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내리막 초기 가속을 없애주고 안정적인 하강이 가능하다. 랜드로버만의 기술인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의 5가지 주행 모드를 통해 어떤 지형에서도 그에 맞는 세팅을 할 수 있고, 보다 안정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SUV의 끝판왕이라 불릴만하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