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레인보우 “아직 미생이지만 끝까지 살아남겠다”

입력 2015-02-25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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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데뷔 7년차 여성그룹 레인보우는 칭찬의 별칭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오늘도 노래하고 춤을 춘다. 그리고 “언젠가는 정상에 오르지 않을까”라며 다시 힘을 낸다. 사진제공|DSP미디어

■ ‘데뷔 7년차’ 레인보우 세번째 미니앨범 ‘이노선트’로 컴백

레인보우는 2009년 ‘가십걸’로 데뷔해 이듬해 싱글 ‘에이’와 ‘마하’, 2011년 ‘투 미’가 담긴 미니앨범까지 활동하며 충분한 성장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2년 가까운 공백으로 그 동력을 잃고 말았다. 유닛그룹 및 개별 활동으로 각 멤버들은 꽤 높은 인지도를 얻었지만, 팀 자체로는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데뷔 7년차를 맞았다. 이번 음반까지 1장의 정규 앨범, 세장의 미니앨범, 두 장의 싱글을 냈지만 정상의 기쁨은 아직 맛보지 못했다.


1위 한번도 못했지만 팀 결속력은 최고
타이틀곡 ‘블랙스완’ 모험정신 담긴 곡
마지막 앨범이라는 각오로
준비했어요

23일 세 번째 미니앨범 ‘이노선트’를 발표한 여성그룹 레인보우는 언제부터인가 음반을 낼 때면 늘 안타까운 시선과 마주해왔다. ‘이번엔 잘 돼야 할 텐데…’ ‘왜 안 뜰까’라는 시선이다.

“안 뜨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말을 줄곧 들어온 ‘만년 유망주’이지만, 레인보우는 걸그룹 사이에서 “팀 분위기가 가장 좋은 그룹”으로 통한다. 특히 솔로로 활동하는 아이돌 가수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역설적이게도 ‘만년 유망주’라는 현실과 긴 공백기가 가져다 준 선물이다.

“1위는 못해봤지만, 그래서 우린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있다. 초심은 멤버간의 결속력을 더욱 단단하게 한다. 공백기에는 개인활동도 하고 각자 관심분야에서 나름의 실력도 쌓았다. 그러는 사이 자생력을 기르고, 독초와 약초를 구분하는 능력을 키운다. 조금이나마 세상과 인생도 알게 된다. 좋지 않은 상황도 긍정적으로 보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레인보우는 데뷔 이후 지금까지 숙소생활을 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이 어느 정도 인기를 얻으면 멤버들의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하지만, 레인보우는 오랫동안 함께 숙소에 살아온 덕에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애정도 깊어”졌다.

컴백을 앞두고 작년 11월엔 데뷔 5주년을 기념해 4박5일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매년 데뷔 기념일마다 커플링이나 티셔츠를 맞춰왔다는 이들은 이번 여행에서도 “초심 프로젝트로, 티셔츠 맞춰 입고 직접 렌터카를 운전하고 다녔다”며 환한 미소를 내보였다.

레인보우 ‘이노센트’ 앨범커버. 사진제공­|DSP미디어


유의미한 공백을 보낸 후 1년 만에 돌아온 레인보우는 이번 음반을 소개해 달라는 말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준비한 앨범”이라고 했다. “모험정신이 담긴 특별한 음악”이라고도 말했다.

실제로 타이틀곡 ‘블랙 스완’은 도입부가 독특하고, 강렬한 후크의 코러스가 입에 맴도는 곡이다. 취향에 따라 거부감을 갖는 이들도 있을 법하지만, 이들은 “그만큼 특별한 음악”이라고 의미를 뒀다.

“기존 아이돌이 하지 않는 스타일이고, 또 우리도 지금껏 해보지 않았기에 불안도 하지만 레인보우의 색깔 굳히기로는 적절한 곡이다. 뒤늦게 웬 모험이냐는 시선도 있겠지만, 오랫동안 좋은 곡을 기다리다 만난 곡이다. 예측 가능한, 뻔한 음악은 피하려고 했다.”

레인보우는 이 음악이 대중에게 통한다면 “새로운 트렌드를 여는 것”이 될 거라 했다. 하지만 또 다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 그래도 “또 다시 시작하면 된다. 공백이 온다면 개인활동으로 인지도와 호감도를 더 높일 것이고, 다시 뭉쳐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다”고 다짐했다. “더 이상의 공백은 사치”라며 간절함도 숨기지 않았다.

“더디지만 음반을 낼 때마다 성적이 조금씩 올랐다. 계속 한 단계씩 오르다 결국 정상도 밟지 않을까. 아직 ‘미생’이지만, 우린 끝까지 살아 남을 것이다. 살아 남아야 강한 자이고, 이기는 자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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