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불펜피칭’ 우규민, 양상문 감독 웃게 하다!

입력 2015-02-27 1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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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우규민이 27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구장 불펜에서 하프피칭을 하고 있다. 사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내일모레 경기 나가도 되겠다!” - LG 양상문 감독.

우규민(30·)이 첫 불펜피칭에서 LG 양상문 감독의 합격점을 받았다.

우규민은 27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가와구장에서 처음으로 불펜피칭을 했다. 하프피칭 수준이었지만 총 35개의 힘 있는 공을 던졌다. 그의 투구가 끝나자 처음부터 끝까지 이 모습을 유심히 지켜본 양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양 감독은 “(우)규민이가 처음으로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는데 역시 감각이 좋은 투수라는 걸 알겠다”며 “공회전도 좋고, 투구 리듬이나 밸런스가 수술한 선수답지 않게 잘 유지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우규민은 지난해 11월 오른쪽 고관절 물혹 제거수술을 받았다. 투구할 때 지지대가 되는 오른쪽 고관절에 물혹이 생기면서 공을 던질 때마다 통증이 그를 괴롭혔다. 수술 경과는 좋았다. 문제는 복귀시점이었다. 자칫 시즌 개막전에 몸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었다.

우규민은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기 위해 쉼 없이 뛰고 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2군 훈련장이 있는 이천 챔피언스파크에 입성해 훈련하는 열정을 보였고, 날씨가 추워지자 사이판으로 넘어가 재활캠프를 진행했다.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우규민은 예상보다 빨리 1군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는 2차 스프링캠프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합류했다. 오키나와로 들어온 뒤에는 훈련 강도도 높였다.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마운드에 오르고 싶어서 미치겠다”며 남다른 야구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리할 생각은 없지만 시즌 초반 자신의 공백으로 인해 팀에 악영향을 미치는 건 싫기 때문이다.

물론 우규민이나 양 감독 모두 조심스럽다. 경과가 아무리 좋아도 수술 후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불펜피칭이 끝난 후 양 감독은 우규민을 향해 “내일모레 경기에 등판해도 되겠다”는 농담을 던졌지만, 우규민이 자리를 뜨자 “아직 통증은 남아있다”며 우려했다. 그래도 우규민의 빠른 회복세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선발진 걱정에 자다가도 눈이 번쩍 떠지는 날이 늘어나고 있다”는 양 감독에게 우규민이 힘 있는 공을 던지는 것만으로 충분한 선물이었다.

오키나와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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