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 “강한 4번 되기 위해 날 버렸다”

입력 2015-03-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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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병규가 강한 4번타자가 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수염을 기르고 체중을 불리는 등 외모까지 강해지려고 애썼다. 사진제공|LG 트윈스

■ ‘작뱅’ 이병규의 이미지 변신

스탠스 좁혔다 칠때는 넓게 타격폼 수정
수염 기르고 체중도 늘려 강한 인상으로

“더 강한 4번타자가 되기 위해 날 버렸다.”

수염을 길렀다. 체중도 불렸다. 강한 4번타자가 되기 위한 LG ‘작뱅’ 이병규(32·7번)의 노력이다. 방망이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에 이어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이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이병규는 지난해 LG 양상문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4번 타순에 배치됐다. 4번타자는 팀 내 가장 잘 치는 타자라는 상징성이 있다.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지난해 7월 타율 0.424, 6홈런, 2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던 그가 4번으로 타순이 고정되자 8월 한 달간 타율이 0.175까지 떨어졌다. 스스로 “정규시즌에 4번타자로서 보탬이 되지 못해 죄송했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그러나 가을바람이 불면서 이병규가 살아났다. 포스트시즌에서 장타를 펑펑 때려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양 감독은 “올 시즌 4번타자도 이병규”라고 못 박았다. 선수 스스로도 4번타자로서 책임감을 부여하고 있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이병규는 “솔직히 부담이 되긴 한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내가 4번타자’라고 의식하면 힘이 들어가고 파울이 났다”며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하던 대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지난해부터 치열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타격폼도 바꿔보면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타격을 준비할 때 스탠스를 좁혔다가 다리를 넓히면서 치는 걸로 바꿨는데 괜찮았다. 공을 좀더 오래 보고 힘을 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타격폼은 임팩트 순간 중심이동이 되면서 타구에 체중을 실어 멀리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칫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이병규는 부드러운 스윙으로 공이 방망이에 맞는 면적을 넓혔다.

외모도 바꿨다. 이병규는 “그래도 4번타자인데 상대한테 좀 커보여야 할 것 같아서 살을 좀 찌웠다”며 “지난해 포스트시즌부터 수염을 기르고 있는데 방망이가 잘 맞기도 하고 좀 강해보이지 않을까 해서 길렀다. 지저분하지만 않게 잘 정리해서 시즌 때도 길러보려고 한다”고 했다.

스스로 변했더니 달라지는 주위의 시선도 느끼고 있다. 그는 “상대팀에서 날 무서워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빈말로 ‘그만 쳐라’로 하는 걸 보면 또 조금은 무서워하는 것 같기도 한데…”라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표정에는 여유와 자신감이 넘쳤다. 평소 소극적이고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는 성격임에도 4번타자가 되고 달라지려고 노력중이다. 그는 “(지난해 이후) 많이 달라졌다”며 “난 항상 ‘내가 잘 하는 건가’ 고민하면서 조금은 움츠려있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을 생각이다. 밝고, 긍정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이를 악물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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