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나온 책] 엉뚱한 이야기 속 뜻밖의 감동

입력 2015-03-05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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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김근우 저|나무옆의자)

‘미실(김별아)’, ‘아내가 결혼했다(박현욱)’, ‘내 심장을 쏴라(정유정)’ 등 개성 넘치는 문제작들을 발굴한 세계문학상의 11번째 대상작. 서울 변두리 개천인 불광천에서 오리를 잡아먹은 고양이가 아닌,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를 찾아다니는 블랙코미디다. 단편소설의 소재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진짜와 가짜, 돈과 가족과 꿈, 세대 간 화해라는 주제의식이 곳곳에서 머리를 치켜든다.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를 말이 되게 쓰는 작가의 문장이 놀랍다.

세계문학상 심사위원단으로부터 “마음을 흔드는 따뜻하고 뭉클함, 적의와 경원이 아닌 연민과 이해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품을 만나는 기쁨이 있는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태어날 때부터 하반신 신경계 이상으로 장애의 몸이 된 작가는 중학교 중퇴 후 운명처럼 소설을 써 왔다. 1996년에 쓴 ‘바람의 마도사’는 국내 본격 판타지 소설의 효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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