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배철수(오른쪽). 스포츠동아DB
서울·지방 순회…연내 가능성 시사
배철수와 구창모가 30여년 만에 ‘송골매’로 다시 뭉친다.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복귀 무대는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5일 가요계에 따르면 두 사람은 3년 전 “함께 공연 해보자”고 뜻을 모은 뒤 물밑에서 이를 준비해왔다. 이에 따라 연내 공연 개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공연이 열리면 구창모가 1984년 송골매 4집을 녹음하고 팀을 떠난 후 31년 만에 두 사람이 송골매의 이름으로 한 무대에 오르게 된다. 배철수는 공연 결심을 밝힌 후 틈틈이 송골매 시절 기타를 꺼내 감각을 새롭게 익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공연 약속은 주위 음악인들의 꾸준한 요청과 관심 속에 성사됐다. 2010년 무렵 구창모가 중앙아시아에서 벌인 사업을 정리하고 귀국한 후 두 사람은 음악계 선후배 등 동료들과 가끔 만나 친목을 다지는 ‘수요모임’을 가져왔다. 모임에서 선후배들이 ‘두 사람이 다시 한 번 해보라’고 지속적으로 권했다.
2012년 모임에서 배철수는 ‘공연을 해보겠다’고 말했고, 구창모와 의기투합하기로 했다. 사업가로 변신한 후에도 이따금씩 방송무대에 섰던 구창모와 달리 배철수는 1991년 송골매 활동 중단 선언 이후 사실상 가수로서 은퇴했던 터라 긴 시간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공연 준비에 대해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내색하지 않아왔다.
배철수와 구창모는 서울에서 먼저 공연한 후 지방 주요 도시를 찾는 것으로 윤곽을 잡았다. 음반은 계획하고 있지 않지만, 함께 연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기회를 가질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측근들은 말했다. 한 관계자는 “송골매는 지금의 아이돌 스타 이상의 의미였다. 음악성이나 대중적 인기 모두 어느 누구에도 뒤지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함께 추억을 향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배철수는 항공대 밴드 ‘활주로’를 이끌다 1979년 송골매를 결성해 활동했다. 2집 발표를 앞둔 1981년, 홍익대 ‘블랙테트라’ 멤버들을 영입하면서 구창모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들은 ‘어쩌다 마주친 그대’ ‘모두 다 사랑하리’ ‘빗물’ 등 숱한 히트곡을 남겼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