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현수-최병욱-넥센 박동원(맨 위쪽부터).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두산 최병욱·넥센 박동원 등 부상 속출
두 달 가까이 스프링캠프에서 땀을 흘렸다. 이제 정규시즌이 한 달도 안 남았다. 이런 시기에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이 또 있을까.
시범경기를 치르는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컨디션 조절과 경기감각 조율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부상방지다. 8일 시범경기가 열린 포항구장과 목동구장에서도 아찔한 상황이 몇 차례나 연출됐다. 지켜보는 다른 선수들의 경각심마저 일깨울 만한 위험 신호였다.
포항에서는 두산 간판타자 김현수가 1회부터 발목 통증으로 교체됐다. 김현수는 1회초 2사 후 우전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후속타자 루츠의 타석 때 2루 방향으로 리드했다가 1루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갑자기 발목을 붙잡고 넘어졌다. 김현수는 두산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타자. 두산 덕아웃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정진호가 곧바로 1루 대주자로 투입됐고, 김현수는 트레이닝코치의 부축을 받으며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두산 관계자는 “오른쪽 발목을 살짝 접질렸다. 선수보호 차원에서 교체했고, 아이싱을 하며 상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잠시 안심했던 두산은 그러나 7회 구원등판한 투수 최병욱 때문에 다시 한번 놀라야 했다. 첫 타자 박석민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한 최병욱은 1루 커버를 들어가다가 김재환의 사인을 받고 속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을 접질렸다. 한동안 쓰러진 채 일어나지 못해 결국 구급차가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와 최병욱을 후송했다. 이송 중에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았지만, 정밀 검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다. 목동구장의 넥센과 kt도 나란히 주축선수들 때문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넥센은 주전포수 박동원이 2회 2사 후 안타를 친 뒤 2루로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쪽 발목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다행히 아이싱으로 응급처치를 한 뒤 부기가 가라앉았다. 5회에는 kt 용병 3루수 앤디 마르테가 경기에서 빠졌다. 넥센 박헌도의 타구가 바운드된 뒤 예상보다 높게 튀어 오르면서 마르테의 이마를 강타한 것이다. 개막 준비에 한창인 소속팀들에게는 눈앞이 아득해질 만한 장면이었다.
포항|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