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리티랩스타’는 답을 찾을 것이다 ‘쇼미더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입력 2015-03-11 0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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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육지담 키썸 사진|CJ E&M


‘언프리티 랩스타’는 분명 현재 가장 핫한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매회 방송마다 각 출연자들이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통해 발매된 음원 역시 음원 차트를 점령하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동시에 ‘언프리티 랩스타’는 논란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태생자체가 Mnet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스핀오프 격인 데다가 여성 래퍼들을 주체로 한 최초의 프로그램이며, 과도한 욕설 및 디스 논란과 일부 출연자들의 실력 논란, 악마의 편집 등 갖가지 이슈가 끊이질 않는다.

이처럼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몰고 다니는 ‘언프리티 랩스타’의 제작진은 10일 서울 상암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프로그램에 대해서 직접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출연자들에 비해 한정된 시간이었지만 이를 통해 9명의 출연진 및 제작진은 조금이나마 여러 구설수에 대한 답을 들려주었다.

‘언프리티 랩스타’를 이해하는데 먼저 알아야할 점은 프로그램의 기획자가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기획자와 동일한 CJ E&M 한동철 PD라는 점으로, 자연스럽게 ‘쇼미더머니’의 향기가 물씬 풍길 수밖에 없다.

과거 한동철 PD는 ‘쇼미더머니’에 대해 설명하면서 “‘쇼미더머니’를 하면서 힙합팬들에게 힙합을 왜곡했다고 정말 많은 욕을 먹었다. 하지만 (힙합에 대한 프로그램이)아예 없는 것보다 이상해도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는 ‘언프리티 랩스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여성 래퍼를 주인공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언프리티 랩스타’가 유일하며, 각종 논란이 발생하면서도 많은 여성래퍼들이 재조명 받는 모습은 확실히 ‘없는 것보단 이상해도 있는 게 낫다’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한동철 PD는 여러 논란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었다. 한 PD는 “내가 힙합을 정말 모른다. 그냥 리스너이고 힙합 정신은 모르겠다. 다만 9명이 방송에서 보여주는 게 지금 젊은 사람들이 뭔가를 할 때의 자세라고 생각한다”라며 “하고 싶은 것 얻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악착같이 하질 않나. 우리가 없는 사실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사실을 최대한 가감 없이 보여주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이 갖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걸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라고 이들의 경쟁은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송에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라고도 하는데, 디스나 욕설의 표현이 하고 싶은 걸 음악으로 설명하는 거다”라며 “녹화가 끝나면 (음악)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끝나면 다 허그하고 이야기하고 그런다. 앞으로 남은 에피소드에서 더 세게 보여주는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을 거다. 아마추어정신이나 힙합의 정신은 진짜다”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가장 많은 이슈와 논란을 불러온 타이미와 졸리브이 역시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과 실제 관계는 조금 다르다고 밝혔다.

치타 지민 제이스 사진|CJ E&M


졸리브이는 “타이미 언니와 소울메이트는 아니지만 새해인사정도는 주고받을 사이다. 메신저 단체방에서 같이 이야기하고 편하게 이야기 한다”라고 밝혔고, 타이미는 “솔직히 촬영 전에는 보고 싶지 않았다. 예전에는 마주치면 무시하고 지나갈 거 같고 그랬는데, 촬영하면서 대판 싸우고 나서 문자를 주고받았다. 확실히 예전하고는 다르고 미운정이 든 것 같다. 지금은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이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타이미는 이어 “근데 아직 졸리브이 번호가 없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가 끝나고 타이미와 졸리브이가 번호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되긴 했다)

물론 이것이 방송이 연출된 ‘가짜 모습’을 보여준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는 한동철 PD의 말처럼 디스든 욕설이든 음악은 음악으로 마무리 된다는 의미에 가깝다.

한동철 PD는 “이 두 분이 서로 원수가 아니라 음악이 다를 수 있다. 그거는 분명 두 분이 다른 것 같다. 그걸로 디스도 하고 틀렸다고 싸움도 하는 거 같은데, 인간성에 대해서나 사이가 좋은지 안 좋은지는 솔직히 우리는 모른다”라며 “‘쇼미더머니’때 부터 편집을 조작하네, 그런 말을 하는데 이분들이 너무 세게 하니까 저게 비하인지 싸움인지 알기 힘들다”라고 방송과 현실의 차이를 해명했다.

이는 다른 논란이나 구설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프로듀서로부터 거듭된 혹평을 받고 실력 논란에 휘말렸던 릴샴은 이날 간담회에서 “솔직히 내가 잘 못했다. 실수를 많이 했는데, 오기도 갖게 되고 더 좋은 실력에 대한 기준, 목표를 얻게 됐다. 정말 얻은 건 있어도 잃은 건 없었다”라고 본심을 드러냈고, 방송에서 계속해서 릴샴을 비난하던 제시는 “아니다 잘했다”라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이런 방송과 현실의 괴리감, 디스에 대한 논란 등은 실제 ‘쇼미더머니’ 역시 초반에 그대로 겪어오던 것이지만, 시즌이 거듭할수록 이런 논란은 사라지고 시즌3에 들어서는 하나의 ‘힙합쇼’로 인정받으며 혹평을 호평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언프리티 랩스타’는 ‘쇼미더머니’가 일궈놓은 토양을 바탕으로 훨씬 좋은 출발을 맞이한 만큼 시청자와 힙합 팬들을 모두 만족시킬 ‘답’을 찾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타이미 졸리브이 릴샴 사진|CJ E&M


다만 우려가 되는 점은 현재 출연진에 쏟아지는 이 같은 관심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사실 ‘언프리티 랩스타’가 큰 이슈를 모으는 이유 중에 하나는 희소성이 있는 여성 래퍼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희소성에 의한 관심은 노출이 빈번 할수록 식상해지기 마련이며, 또 방송이 끝난 이후에는 이들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식어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 굳이 여성 래퍼가 아니더라도 오디션 당시에는 많은 주목을 받았던 출연자가 방송이 끝난 후 발표한 음원이 별다른 반응이 없거나 존재 자체가 기억에서 희미해진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이에 한동철 PD는 방송 후에 대해 “방송이 끝나면 소외되고 관심에서 멀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 뒤는 우리 몫이기도 하지만 9명이 계속 좋은 음악을 만들어 가면 열기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대중들이 음악을 편중되게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음악도 좋다는 걸 소개해주고 싶었다. 프로그램이 끝나도 이분들과 어떤 음악을 할 건지 생각하고, 프로그램이 끝나고 이분들이 모두 참여하는 콘서트도 개최할 계획이다”라고 이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이어 한 PD는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도 제작할 예정으로 이미 몇 분은 섭외에 들어갔다”며 “시즌2에서도 이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라고 ‘언프리티 랩스타 시즌2’ 제작을 공식화 했다.

물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두고 걱정부터 하고 있는 노심초사형 타입은 ‘언프리티 랩스타’와 어울리지도 않는다.

9명의 출연자들은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크다는 것을 밝히며, 제각각의 개성을 드러냈다는 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언프리티 랩스타’가 아닌 ‘쇼미더머니’에 도전 혹은 재도전할 의사가 있을까. 어찌 보면 당연한 대답일 수도 있지만 이들은 다들 립서비스라도 ‘예스’라는 답을 내놓지 않는 솔직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언프리티 랩스타 사진|CJ E&M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g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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