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피처링…이젠 ‘조연’ 아닌 ‘투톱 주연’

입력 2015-03-16 06: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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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링을 적극 활용해 음악의 완성도를 높인 김준수. 최근 발표한 세 번째 솔로 앨범에는 타블로, 도끼, 양동근이 래퍼로 참여했다. 사진제공|씨제스엔터테인먼트

김준수·가인 등 앨범에 유명가수 참여
피처링 가수 이름값 높고 대형화 추세
치열해진 음악시장 생존경쟁 돌파구로


노래에 양념 역할을 하는 것으로만 인식되어 온 피처링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피처링이 가요계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트렌드를 넘어 격심한 경쟁의 현상으로 이어지는, 거의 ‘전쟁’의 수준에 이르렀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 뚜렷한 현상이 되고 있는 것은 ‘대형화’다. 피처링하는 가수들의 이름값이 높아진 것은 물론 앨범 전 수록곡에 피처링 가수를 기용하는 시도까지 이뤄지고 있다.

가수 가인-프로젝트 그룹 MFBTY (오른쪽).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필굿뮤직


3일 나온 김준수의 세 번째 솔로 앨범에는 타블로, 도끼, 양동근이 래퍼로 참여했다. 피처링은 아니지만, 나얼의 자작곡도 담았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 역시 12일 발표한 솔로 앨범에 휘성, 박재범, 매드클라운 등을 피처링 가수로 참여시켰다. 타이거JK와 윤미래, 비지가 결성한 프로젝트그룹 MFBTY는 이달 새롭게 내놓는 앨범에 전인권을 피처링 가수로 기용했다. 앞서 서태지는 아이유와 협업하면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실 종전까지 피처링 가수는 노래의 ‘주인’을 보조하는 ‘조연’ 역할에 그치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누가 노래의 원래 주인인지 모를 정도로 ‘투톱 주연’이 되어 가는 추세다.

또 대형 가수들이 의기투합하는 경우는 깜짝 이벤트로 발표하는 프로젝트 싱글이 대부분이었다. 싱글이 아닌 앨범일 경우 수록곡 한두 곡에 피처링 가수를 기용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이젠 모든 수록곡에 피처링 아티스트를 기용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처럼 피처링이 대형화되는 추세는 노래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욱 치열해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도 숨어 있다. 하루에도 수십곡이 쏟아지는 디지털 음악시장에서 생존경쟁이 극심해지면서 음악 팬들에게 좀 더 ‘새로움’을 주기 위해 피처링을 이전보다 훨씬 중시 여기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피처링(featuring)

새로운 앨범이나 노래를 발표하는 뮤지션이 다른 뮤지션을 초대, 참여시켜 함께 새로운 음악적 작업을 시도하는 방식. 게스트 뮤지션은 전 앨범 수록곡보다는 일부 노래에 부분적으로 참여한다. 원 뮤지션은 자신의 이전 음악적 색깔에 변화를 주거나 이를 보완하는, 좀 더 다양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다른 뮤지션에게 피처링을 맡긴다. 노래를 함께 부르는 보컬은 물론 랩 등 그 초청의 대상이 되는 뮤지션이나 음악적 폭도 다양하다. ‘feat.’이나 ‘ft.’, ‘f.’ 등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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