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혁. 스포츠동아DB
은퇴 기로 사재혁 설득…1년 입단 계약
“넌 네가 그만두고 싶다고 마음대로 그만두면 안 된다.”(아산시청 이흥직 감독)
이 말 한마디가 ‘한국역도의 간판’ 사재혁(30·사진)의 마음을 움직였다. 소속팀을 구하지 못해 은퇴 기로에 섰던 사재혁이 새 둥지를 구하고 다시 바벨을 잡는다. 아산시청은 최근 사재혁을 영입하고, 복기왕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입단식을 열었다. 계약기간은 1년이다.
사재혁은 2008베이징올림픽 남자 77kg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7년간 한국남자역도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역도 여왕’ 장미란(32·장미란재단 이사장)의 은퇴(2013년 1월) 이후로는 국제경쟁력을 갖춘 사실상 유일한 한국선수였다. 6번의 수술을 딛고 일어선 ‘오뚝이 역사’로도 큰 감동을 줬다. 그러나 지난 연말 새 소속팀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A지자체 팀과의 협상이 결렬돼 공중에 떠버렸고, 1월부터 무적(無籍) 선수 신분으로 표류했다. 마음고생이 심해 주변에 은퇴 의사까지 전했을 정도였다. 3회 연속 올림픽 출전도 무산될 위기를 맞았다. 사재혁의 사정이 알려지자 몇몇 지자체 팀들이 영입 의사를 전했다. 지자체 입장에서도 사재혁은 전국체전 3관왕이라는 ‘실리’를 취할 수 있는 카드였다. 역도 스타를 끌어안음으로써 홍보효과도 노릴 수 있다. 아산시청 이흥직 감독은 “넌 이미 네가 그만두고 싶다고 은퇴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며 사재혁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결국 그의 마음도 ‘선수 생활 지속’ 쪽으로 기울었다.
사재혁은 “좋은 기회를 준 아산시청에 감사한다. 이전까지도 태릉선수촌에서 운동을 해왔지만, 사실 집중도가 많이 떨어진 상황이었다. 다시 본격적으로 바벨을 잡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현재 역도대표팀은 11월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쿼터가 걸려 있어 중요도가 크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