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물음표 ‘고척돔’…넥센 “진척된게 없다”

입력 2015-03-20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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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말 완공 고척돔 누가 쓰나?

연 유지비 100억…적자운영 구단엔 큰 짐
목동구장 소유 서울시 압박 속 협상 신중

고척돔을 두고 서울시와 넥센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시작 단계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19일 “진척된 사항이 없다”며 “서로 입장을 듣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어떻게 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제부터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고척돔은 원래 아마추어야구를 위한 시설이었다. 아마야구의 메카인 동대문구장을 철거하면서 대안으로 지어졌으나, 약 27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아마야구로는 구장 유지가 어렵다고 생각한 서울시는 2012년 11월 프로야구단을 고척돔으로 이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서울을 연고로 하는 LG, 두산, 넥센은 입주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편의시설도 여의치 않다. 무엇보다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하프돔이었던 당초 계획과 달리 돔구장이 되면서 자연채광이 어려워졌다. 구장을 운영하려면 환기시설과 에어컨을 계속 가동해야 한다는 얘기다. 연간 유지비가 80억∼1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척돔과 가깝고, 아마야구와 공동으로 목동구장을 쓰고 있는 넥센을 협상파트너로 결정했다. 넥센도 2013년 실사를 하면서 고척돔의 사용 가능 여부를 조사한 바 있다. 게다가 서울시는 지난해 대한야구협회와 고척돔 완공 후 목동구장을 아마 전용으로 내주겠다는 협약을 맺었다. 목동구장이 서울시 소유라는 것을 이용해 넥센에 고척돔 이전 압박을 넣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조건’이다. 현재 모든 프로야구단은 적자운영을 하고 있다. 모기업의 지원 없이는 구단 유지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연간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유지비용까지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아울러 넥센이 7년간 목동구장에 뿌리내리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고척돔 이전에 대해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NC의 연고지 창원시는 신축 야구장 부지를 놓고 갈등을 빚다 최근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에 짓기로 결론을 내렸다. 삼성은 내년 시즌부터 대구 신축구장을 사용한다. 고척돔은 8월말 완공 예정이다. 넥센은 과연 고척돔에 입성할까, 아니면 그대로 목동구장에 남을까. 프로야구 10개 구단의 홈구장 문제 중 유일하게 물음표로 남아있는 숙제거리다.

목동|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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