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0대 배우 신하균의 ‘몸 사용법’

입력 2015-03-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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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를 비롯해 전작 ‘런닝맨’과 ‘빅매치’ 등에서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한 신하균. 그는 “젊고 어렸을 때보다 몸으로 고생하는 작품들이 많이 들어오더라”며 “그래서 요즘 건강관리를 잘 하고 있다. 마음은 항상 20대”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민재는 남자들의 로망이죠.”

배우 신하균(40)이 멋쩍은 듯 웃었다. 그는 “민재 같은 남자가 현실에 몇이나 있겠느냐. 나조차도 그렇게 못 한다”고 털어놨다.

그의 말대로 영화 ‘순수의 시대’ 속 민재는 지극히 영화적인 인물이다. 오직 충심으로 살던 조선의 장군이었으나 우연히 만난 기녀 가희에게 빠진다. 그는 결국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불나방이 된다.

“시나리오가 굉장히 서정적이더라고요. 요즘 시대에서는 사랑 하나만 믿고 끝까지 가는 게 어렵잖아요. 그때 그 시절이니까 순종적이고 바보 같은 남자의 이야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죠. 영화에서라도 목숨 바쳐서 연애하고 싶었어요(웃음).”

신하균은 ‘순수의 시대’를 선택한 이유로 ‘새로움’을 꼽았다. 그는 “캐릭터든 이야기든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무엇보다 ‘몸으로 표현하는 연기’를 해본 적 없어서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신하균은 3개월 전부터 몸을 만들고 검술을 익혔다. ‘하균신(神)’으로 불리는 연기 베테랑이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 장군의 몸을 위해 전문 트레이너가 합세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2%까지 체지방을 줄여 소위 ‘신경질적인 근육’을 완성했다. 120합에 달하는 액션은 몸이 반사적으로 나오는 수준까지 갔다.

“대부분 롱테이크로 찍었는데 동작을 외우는 게 어렵더라고요. 촬영하면서 많이 지쳤죠. 폭우 속에서 버선발인 상태에서 연기하다가 발톱이 빠지기도 했어요. 마지막 액션 신에서는 부러진 창이 손에 박혀서 찢어졌어요. 바로 병원에 가서 봉합하고 돌아와 다시 칼자루를 쥐었죠.”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신하균의 근육질 몸은 정사신에서도 빛을 발했다. 정사신은 민재와 가희의 감정 변화와 이들의 깊은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 빈도가 높은데다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사신도 몸으로 하는 연기라 어려웠어요. 짧은 시간동안 밀도 있게 찍었죠. 대역은 없었고 자세를 봐주는 분이 따로 있었어요. 저와 강한나 씨는 콘티대로 감정 위주로 연기했죠. 아무래도 저보다는 여배우가 더 힘들었을 거예요. 한나 씨가 최대한 편하게 촬영할 수 있도록 적정선에서 배려했죠.”

신하균은 외적인 것 외에 김민재의 내면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많은 대신 대사는 적었고 감정 표현은 거의 없었다. 몸짓 혹은 찰나의 눈빛으로 민재의 마음을 그려내야 했다.

“배우들은 기본적으로 표현하고 싶어 하잖아요. 그러나 민재는 워낙 표현하지 않는 인물이라서 어려웠어요. 자제하면서 연기해야 하니까 갈증이 나더라고요. 이번 영화를 통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그는 매 작품마다 열과 성을 다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신하균은 작품을 할 때면 스스로 ‘답답하다’싶을 정도로 작품에 집중한다. 고민으로 시간을 보내며 잠들지 못하는 밤이 부지기수다.

신하균은 “잘 해야 하는데 잘 못 하니까 열심히 하는 것”이라며 “항상 연기에 대한 결핍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내 연기를 보면 항상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쉽고 부끄럽다. 출연했던 영화를 좋아하는 건 고마운데 나를 칭찬하면 너무 쑥스럽더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일에 매진하던 사이 올해 마흔을 맞은 신하균. 그는 현재 공식적으로 솔로다. 민재가 뒤늦게 가희를 만났듯 그에게도 꽃피는 봄이 올까.

“연애는 항상 하고 싶어요. 다만 결혼을 위한 연애는 하고 싶지 않아요. 만약 결혼할 마음까지 생길 정도로 좋은 사람과 연애한다면 그때는 결혼하겠죠. 순서가 거꾸로 되진 않을 거예요. 음…연애는 당장 하고 싶네요.(웃음)”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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