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억대 도박설’ 태진아는 무엇을 억울해 하고 있는가

입력 2015-03-24 1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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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태진아가 24일 오후 1시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사저널 USA가 보도한 억대 도박설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태진아는 이날 법률 대리인과 함께 회견장에 나서 "대한 가수협회 회장이나 가요계에 오랫동안 몸담은 선배로서 이처럼 연예인을 약점 삼는 악의적인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자회견에서 모든 것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억대 도박설이 불거지게 된 미국 여행에 대해 "미국에서 생활할 때 가족들끼리 여행을 오는 것을 보고 부러웠다.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면서 도박을 하기 위한 목적이 없는 순수한 가족여행이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태진아는 다소 격앙된 감정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과는 다르게 체계적으로 시사저널 USA 보도를 반박했다. 해당 매체의 대표가 LA에 거주하는 하워드 박이라는 사람을 시켜 금전을 요구하자고 모의하는 대화 내용을 담은 녹취록과 더불어 그가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카지노 지배인과의 전화연결 등을 통해 이번 도박 논란을 둘러싼 쟁점들을 차례 차례 부숴 나갔다.


쟁점1. 태진아는 특별 VIP룸에서 억대 도박을 했다?


시사저널 USA 대표는 하워드 박과 나는 대화에서 "(태진아가) 특별 VIP 룸에서 놀았다. 한 방에 300만원씩 찍었다. 그럼 그걸 하루 저녁에 했으니 얼마나 계산이 얼마나 나오겠느냐. 적어도 오만불이나 십만불은 날아갔을 것"이라며 "횟수 곱하기 시간 곱하기 해서 백억대 도박판 이렇게 기사가 나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태진아 측과 전화 연결을 한 H 카지노 지배인은 "우리 카지노에 VIP룸이 있지만 그는 그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 태진아가 앉은 테이블은 최소 10불에서 최대 1만 5천불 밖에 배팅을 하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쟁점2. 태진아는 변장을 하고 카지노에 들어섰다?

이번 회견장에서 가장 먼저 태진아의 입에서 거론된 것은 그 여행이 순수한 가족여행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사저널 USA 대표는 태진아가 변장을 카지노에 들어서 VIP룸에서 도박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녹취록에서 그는 "딱 변장하고 모자 쓰고 잠바 입고 태진아인줄 몰랐다고 하더라. 그런데 기임이 끝나갈 무렵에 태진아인 걸 알아서 한국 사람들이 조금씩 수군거리면서 나한테 찍힌거다"라고 까지 말하고 있다.

그러나 태진아가 공개한 당시 여행 사진은 조금 다르다. 평소 방송에서 입던 의상과는 다소 톤이 낮아지긴 했지만 여느 관광객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H 카지노의 폴 송 지배인 역시 "가장 태진아스러운 의상이었다. 한국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사인까지 해줘서 나는 참 태진아 씨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았다"며 녹취록 속 발언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쟁점 3. 태진아의 아들 이루는 곁에서 도박을 했다?

태진아는 이번 사건 자체를 억울해 하고 있지만 가장 크게 분노하고 격앙된 부분은 바로 아들 이루가 같이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이루가 함께 도박을 한 사진을 터뜨리겠다는 예고에 대해서도 "이루는 절대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강변했다.

이 부분에 대한 폴 송 지배인의 기억도 일치한다. 그는 "이루는 도박을 하지 않았다. 주차장에 있었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앞서 언급된 쟁점과 이에 대한 태진아의 논박은 녹취록과 그를 위해 증언에 나선 이들로 인해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라는 그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태진아는 카지노 CCTV 공개, 시사저널 USA 대표와의 법적 공방 등과 같은 초강수로 누명을 벗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태진아는 이번 회견으로 자신의 억울함을 충분히 주장했고 녹취록을 통해 "기자가 돈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입증했다.

이제 공은 다시 시사저널 USA에게 넘어갔다. 금품을 요구하려는 듯한 녹취 내용과 사실과 다르게 기사를 부풀려 썼는지에 대한 분명한 해명이 필요해 보인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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