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강진남 “난 선행 스타일…상대에게 인정받고 싶다”

입력 2015-03-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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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연속 입상과 삼연대율 승률 73%를 기록하며 경륜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경륜훈련원 18기 특선급 강진남. 중학생 시절 다이어트를 위해 사이클팀을 찾았던 그는 이제 ‘선행의 귀재’로 불리는 트랙위의 스타가 됐다. 사진제공|경륜경정사업본부

■ 창원 A팀 대표주자 강진남

올 시즌 한일전서 즐기는 레이싱 눈떠
최근 4연속 입상·삼연대율 승률 73%
“폭발적 파워는 ‘어머니표’ 식단 덕분”

2011년 경륜훈련원 18기 22명중 졸업성적 8위. 올해 5년 차 경륜중견. 데뷔 초 우수급에서 시작해 다음 해부터 특선급 활동. 8일 광명9회차 결승에서 준우승하며 최근 4연속 입상. 그렇다. 경륜원년부터 강팀으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창원A팀 대표주자 강진남(28)의 이야기다.

요즘 경륜에서 강진남은 ‘핫 아이콘’이다. 올 시즌 삼연대율 73%로 선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시큰둥(?)하다. “선행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최근 의도하지 않게 추입과 젖히기 통해 입상을 했죠. 선행형 선수라 생각하고 있어 이왕이면 선행을 통해 입상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앞으로 당장 입상에 신경 쓰기보다 욕심 없이 선행을 통해 상대 선수들로 하여금 인정을 받고 싶어요.”

그는 올 시즌 초 한일전에서 유감없이 진가를 보여줬다. 많은 것을 배웠다. 한일전 이후 그는 확실히 다른 선수로 바뀌었다. “일본 선수들과 한국 선수들의 근력은 차이가 없어요. 그러나 그들은 운영능력은 최고 수준이에요. 특히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요. 자전거를 스트레스 없이 즐기면서 타더라고요. 자기만의 스타일과 경주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죠. 전 그 점을 배웠어요.”

사실 한일전 첫날, 둘째 날 일본선수들의 심한 견제로 한국선수들이 낙차하며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마지막 날 첫 경주에서 강진남이 1착을 통해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그 이후 한국 선수들이 선전 펼친 계기가 됐고 김민철의 우승까지 이어졌다.

그에겐 한일전 말고도 기억에 남는 경주가 있다. “훈련원 졸업이후 2011년 11월20일 광명 데뷔전 마지막 날 우수급 결승에서 우승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죠. 어머니께서 아마추어 때 한 차례도 아들 경주를 관람하지 않으셨는데 데뷔전 마지막 날 응원 차 창원에서 올라오셨어요. 어머니가 상경하셨는지 몰랐죠. 경기 후 퇴소하자마자 어머니를 뵙게 되면서 깜짝 놀랐죠. 어머니께서 ‘진남이 자전거 잘 시켰다’라며 기뻐해주셨어요.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려요.”

강진남이 자전거와 인연을 맺은 건 중학교 때. 초등학교 시절 그는 별명이 ‘살찐 돼지’였을 만큼 과체중이었다. 체력검정을 하면 늘 꼴찌였다. 중학교 진학 후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당시 경남사이클연맹 회장(강재종)이던 아버지의 권유로 사이클팀을 찾았고 그렇게 자전거와 한 몸이 됐다.

선행의 귀재로 꼽히는 그이지만 테크닉과 과학적 분석이 약하다는 평도 있다. 용수철 같은 추진력을 가진 강진남은 평소 어떻게 훈련할까. “오전에 자전거 위주 트랙 및 도로훈련을 병행하고 있어요. 오후에는 웨이트 훈련을 하고 있는데 좋아하는 것 위주의 체력 보강훈련을 하고 있죠. 운동이란 게 즐기면서 해야지 억지로 하면 역효과가 난다는 신념 때문이에요.”

쇠고기 구이와 스파게티를 좋아한다는 강진남. 그의 폭발적인 힘은 어디서 나올지 궁금했다. “글쎄요. 아침은 빠지지 않고 먹죠. 어머니께서 균형 있는 식사와 토마토 주스, 운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약을 해 주시는데 그 덕이 아닐까요? 하하하.”

소탈한 웃음 뒤엔 대상경주 입상과 그랑프리 결승 진출이라는 꿈이 무럭무럭 크고 있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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