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팔자 상팔자?…100두 선착순 종합건강검진

입력 2015-03-2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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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런파크 서울 동물병원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경주마.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조기 질병예방 차원…서울 경주마 할인 혜택

“뭐, 말도 종합건강검진을 받는다고?”

이쯤 되면 말(馬) 팔자가 사람 팔자 안 부럽다. 국내 최초로 경주마들이 종합건강검진을 받는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 동물병원은 경주마 종합건강검진 ‘질병 조기발견을 위한 말 건강검진 사업’을 추진한다. 대상은 서울 경주마로 4월부터 11월까지 선착순 100두다. 검진비는 30만원. 기존 수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그럼 어떤 말이 종합건강검진을 받을까. 말에게 건강상태를 물어볼 수도 없는 일. 한국마사회는 잘 먹기는 하는데 살은 찌지 않는다거나, 체중이 늘지 않고 피모 상태가 불량한 경우, 감기나 마비가 잦은 경우 건강검진을 권하고 있다. 검사내용도 사람 못지않다. 혈액, 요, 분변은 물론 안과와 치과, 심전도, 직장초음파 검사를 기초적으로 실시한다. 호흡기와 위는 내시경을 통해 검사하고, 근골격계는 총 14장의 엑스레이로 주요 관절을 꼼꼼히 살핀다. 또 적외선 체열검사로 통증부위를 찾아내고 초음파를 통해 주요인대의 상태를 체크한다. 검사시간만 2시간 10분이나 걸려 하루에 2두까지만 검진한다.

검사 후에는 상세한 결과 파일이 마주에게 제공한다. 질환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상태에 따라 돌보는 방법과 훈련 관리까지 수의사가 일대일로 상담해준다. 검사 후 치료가 필요한 말에게는 치료 예약에 우선권을 주기까지 한다.

경주마 종합건강검진에는 말에 관한한 국내 최고의 장비와 최신 검사 기법들이 총동원된다. 국내 최고의 경주마 의료진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문제점들을 미리 발견해, 조기에 치료하고 경주마가 빠른 시간 안에 다시 경주로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최근 동물복지가 이슈로 부각됐다. 우리는 작년부터 말보건복지위원회를 두고 6대 원칙을 제정하여 실천하고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 동물병원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 사업은 경주마 복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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