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약물 징계’ 관련 기자회견 “지난 몇 개월이 지옥이었다”

입력 2015-03-27 14: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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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열린 ‘약물 징계’ 관련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발표하기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동아닷컴]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마린보이’ 박태환(26)이 고개숙여 사과했다.

박태환은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박태환은 “좋은 모습 웃는 얼굴로 만나뵈었는데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로 무거운 마음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부족한 제게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여러분꼐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드린다. 고개숙여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태환은 “힘든 시간이었다. 이번 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지난 10년간 거의 매번 도핑테스트 받았지만 처음 있는 일이었다. 분명 뭔가 잘못된 거라 생각했다”면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해받고 용서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청문회 이후 깨달았다 스스로 체크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점은 잘못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박태환은 “수영장 밖의 세상에 무지했다. 다시 한 번 이번 결과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한다. 도핑 사실을 알게된 후 지난 몇 개월이 지옥이었다”면서 “처음엔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이었다. 내게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 병원에 가지 않았더라면 하고 후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영 하나만 알고 살아온 내가 수영을 할 수 없게 됐다. 인간적으로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그럼에도 얼마나 과분한 사랑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박태환은 지난해 9월 실시한 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된 바 있다.

이어 국제수영연맹(FINA)은 지난 24일 박태환에게 FINA DC 규정에 따라서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부여했다. 아울러 지난해 9월 3일부터 획득한 모든 결과(메달 포함)를 박탈했다.

이에 따라 박태환은 지난해 9월 21~26일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수영종목에서 은1·동5를 목에 걸었지만 이번 징계로 메달은 모두 무효로 돌아갔다.

FINA의 징계 기간대로라면 박태환은 내년 8월 열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1장 5조 6항에는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약물을 복용, 약물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국내 규정대로라면 박태환은 FINA의 징계가 만료되는 오는 2016년 3월 2일부터 3년간 국가대표 선수로 활동할 수 없다는 의미다. 때문에 국내 규정이 이중 처벌이라는 의견과 봐주기 아니냐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잠실=동아닷컴 김우수 기자 woos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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