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문제의 주사 맞은 것, 지난해 7월 한 번 뿐.”

입력 2015-03-27 18: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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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동아닷컴DB

박태환 도핑 파문 이후 첫 번째 기자회견
도핑 적발에 대해 사과와 반성의 마음 전해
“의사로부터 금지 약물이란 설명 듣지 못했다”며 고의성 없음 강조

“문제가 된 주사제를 맞은 것은 지난해 7월 한 번뿐이며, 의사로부터 도핑에 문제가 되는 약물이란 설명을 듣지 못했다.”

박태환(26)이 27일 서울 잠실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월 도핑 적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속내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50여명의 취재진이 몰려 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박태환은 인천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지난해 9월 3일 국제수영연맹(FINA)이 주관한 도핑테스트를 받았다. 10월 30일 A샘플에서 금지 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이 나왔고, 박태환 측은 재검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12월 8일 B샘플에서도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결국 FINA는 12월 9일부터 박태환의 선수 자격을 일시 정지했고, 3월28일 스위스 로잔에서 도핑방지위원회 청문회를 개최해 선수 자격정지 18개월(2014년 9월 3일~2016년 3월 2일)을 확정했다.

박태환이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을 보인 이유는 지난해 7월 29일 서울 소재 모 병원에서 투여한 네비도 주사제 때문이었다. 네비도가 주로 중년 남성의 갱년기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이기 때문에 의혹은 꼬리를 물었다. 박태환 측은 “미용과 관련된 이유로 병원을 방문했고 의사에게 수차례 ‘도핑테스트에 문제가 없겠느냐’고 확인했지만, 의사로부터 도핑에 걸리는 약물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다”며 고의적인 복용이 아님을 강조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박태환은 “문제가 된 주사제를 맞은 것은 지난해 7월 한 번뿐이며, 의사로부터 금지 약물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FINA 청문회에 동석했던 법무법인 지평의 우상윤 변호사가 함께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병원 측은 2013년 12월에도 주사를 맞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박태환 선수는 2014년 7월 맞았다고 한다.

“2013년 12월에 맞았다는 이야기는 맞지 않는 것이다. 한 달 뒤인 지난해 1월 호주에서 훈련 할 때도 두 번이나 도핑테스트를 받았다.”


-맞은 약물이 남성갱년기 치료제다. 그것은 남성호르몬 수치를 검사하고 놓는 걸로 알고 있는데 몰랐나.

“몰랐다. 혈액검사를 해서 남성호르몬 수치가 나왔다고 하는데 혈액검사 한 것은 맞지만 결과도 몰랐고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았다는 것도 도핑 양성 반응 이후에 의사에게 들어 알았다.”


- 환자 본인이 치료를 받는데 몰랐다는 건가.

“호르몬 진료를 위해 찾아간 것이 아니고 피부 관리 때문에 병원을 소개받고 가게 됐다.”


-의사는 이 주사제가 무엇인지 고지를 해야 하고 선수도 물어봐야 할 의무가 있지 않나.

“처음에 피부가 건조해 병원을 가게 됐다. 피부 관리를 함과 동시에 비타민 처방을 해주셨다.
의사에게 도핑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약은 안 된다고 설명을 했다. 호르몬 치료를 받기 위해 간 것은 아니다. 비타민일지언정 도핑과 관련된 어떤 것도 못 한다고 설명했고 의사도 문제없다고 말해줬다.”


-병원 측 주장과 엇갈린다. 병원은 선수에게 호르몬에 대해 몇 번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운동선수에게 호르몬은 민감한 부분 아닌가.

“의사에게 도핑 관련된 약물은 절대 안 된다고 했고, 문제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호르몬 주사인 걸 알고 맞았나, 모르고 맞았나.

“문제가 됐던 시기에 호르몬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과거에 병원 처방받을 때는 어떤 성분인지 물어본 적이 있나.

“감기 걸렸을 때 이비인후과 가서 약 처방을 받을 때도 리스트를 확인했다. 처음에 이 병원을 갈 때도 의사선생님께 리스트를 받았고 리스트를 회사에 전해줬다. 당시 체크해본 결과 전혀 문제가 없었다.”


-주사를 몇 번 맞았나.

“지난해 7월 즈음 감기에 심하게 걸려서 소염제를 맞은 적이 있다. 그 외에는 문제가 된 주사를 맞은 적은 한 번 밖에 없다.”


-비타민제로 알고 맞았다는 말인가.

“도핑에 관련된 어떤 것도 안 된다고 말했고 의사도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서 그것에 대한 믿음을 가졌다.”


-건강보험공단 진료기록을 공개할 생각 있느냐.

(우상윤 변호사) “앞으로 검찰에서 조사할 것이다. 형사재판을 지켜보시는 게 맞다. 형사재판과 관련된 질문은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


-양성반응 언제 알게 됐느냐. 지난 연말 미국에는 왜 간 것인가.

“양성반응은 전국체전이 열리는 지난 연말 알게 됐다. 11월 3일경이었다. 대회가 끝난 뒤 회사를 통해 이야기를 들었다. 미국에는 (전지훈련지를) 알아보러 간 것이다. 마이클 볼(호주) 감독님과는 인천아시안게임까지만 하는 것으로 얘기가 돼 훈련을 어디서 할지 고민을 하던 시기였다.”


-은퇴를 하지 않는 이유는. 명예회복을 위한 것인가.

“지금까지 해 온 것은 수영뿐이다. 이런 일로 수영 못하는 게 내겐 좌절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다 없어지는 것이라서 충격이 심하다.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실망을 주게 됐다. 지금 이 순간 은퇴냐, 선수냐 얘기하는 것 보다는 사죄하고 깊이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 게 먼저다.”


-올림픽에 나가면 명예가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저에게는 힘든 질문이다. 지금 말씀드리기는 굉장히 힘든 부분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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