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봄개편 키워드는 ‘생존경쟁’

입력 2015-03-28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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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프로그램 ‘개그콘서트-핵존심’-SBS 프로그램 ‘웃찾사-LTE A 뉴스’(아래). 사진제공|KBS·SBS

봄 개편을 앞둔 방송사들의 키워드는 ‘극한대결에서 살아남기’ 즉 ‘케이블채널과 맞대결’이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최근 1~2년 사이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케이블채널에 더 이상 시청자들을 빼앗길 수 없다는 판단에 약속이나 한 듯 케이블채널을 의식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흥행 성공을 위해서라면 좋은 것은 따라하고, 그동안 고집했던 자신들의 방식은 과감히 버리는 등 판도를 바꾸려 노력중이다.

눈에 띄는 변화는 KBS와 SBS에서 먼저 시작됐다. 최근 방송가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불금’(불타는 금요일을 뜻하는 속어)과 ‘불토’에 킬러콘텐츠를 해당 시간에 전진배치 한 것도 ‘케이블채널 의식하기’와 무관하지 않다. 해당 시간대는 현재 케이블채널 tvN이 ‘꽃보다’ 시리즈와 ‘삼시세끼’, ‘미생’ 등으로 흔들리지 않는 ‘왕국’을 형성하고 있다.

KBS는 김수현, 아이유, 공효진, 차태현, 김종국 등 한 곳에 모이기도 힘든 스타들을 드라마 ‘프로듀사’를 통해 선보인다. 여기에 ‘별에서 온 그대’ 대본을 쓴 박지은 작가와 ‘개그콘서트’ 등의 연출을 맡은 서수민 PD가 의기투합했다. 4월말이나 5월초 방송예정으로 금요일 밤 시청자들을 KBS로 돌아서게끔 한다는 전략이다.

또 아이돌 스타들의 인도 여행기를 담은 ‘두근두근 인도’를 금요일 밤 9시30분대에 편성해 케이블채널의 ‘진격’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겠다는 생각이다.

SBS도 마찬가지다. 지상파 3사 가운데 가장 ‘혁신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새판 짜기’를 하고 있다. 주말 저녁 시간대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말드라마 2편 중 1편을 과감히 폐지하고, 대신 ‘아빠를 부탁해’라는 방송가의 트렌드인 ‘가족 예능’을 내세웠다. 일요일에는 KBS 2TV ‘개그콘서트’가 고정으로 차지하는 시청층을 분산시키기 위해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을 정면대결 시키고 있다.

‘웃찾사’ 빈자리는 중견 스타들이 1박2일간 강원도 오지에서 지내는 야외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으로 메운다. 이밖에도 유재석과 김구라가 호흡을 맞추는 ‘동상이몽’과 ‘썸남썸녀’ 등 시청자들의 호응을 가장 잘 이끌어낼 수 있는 전략으로 현재 편성을 논의 중이다.

MBC도 톱스타와 육아, 동물 등 ‘인기 콘텐츠’라고 해도 시청자들의 반응이 시원치 않으면 폐지라는 극단의 방법을 선택했다. 육아와 동물이라는 흥행 콘텐츠를 결합시키고도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던 ‘일밤-애니멀즈’는 방송 3달 만에 폐지를 결정했다. ‘애니멀즈’ 후속으로는 설 특집으로 방송해 화제를 모은 ‘복면가왕’이 4월 중 방송될 예정이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승기를 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도 시청률 부진으로 폐지를 결정하고, 후속 프로그램을 찾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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