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동아닷컴DB
하지만 ‘대한체육회 규정 변경 반대’ 등 원칙론도 만만치 않아
박태환 “지금은 사죄하고 반성하는 것이 먼저”
향후 계획? “연맹, 가족과 상의해야”
박태환(26)이 27일 서울 잠실관광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월 도핑 적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속내를 밝혔다. 이에 앞서 국제수영연맹(FINA)은 3월 23일 스위스 로잔에서 도핑방지위원회 청문회를 열고, 박태환에게 선수 자격정지 18개월(2014년 9월 3일~2016년 3월 2일)의 처분을 내렸다. 2016년 8월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의 길은 열린 셈이다.
이제 공은 대한체육회로 넘어갔다. 지난해 7월 개정된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1장 5조 6항은 ‘체육회 및 경기단체에서 금지약물 복용, 약물사용 허용 또는 부추기는 행위로 징계 처분을 받고 징계가 만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자’는 대표선수 및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중 처벌이므로 무효”라는 의견도 있지만, 반론 또한 만만치 않다. “지난해 7월 새로 만든 규정을 1년도 안돼 스타 선수를 위해 개정한다는 것은 일종의 특혜”라는 주장이다.
박태환은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그는 우선 “지금까지 해 온 것은 수영뿐이다. 이번 일로 수영 못하는 게 내겐 좌절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다 없어지는 것이라서 충격이 심하다”고 답답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열렸지만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만약 올림픽을 뛸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힘든 훈련도 견디겠지만 지금 이 순간 그 얘길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한다.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실망감을 안겼다. 현재로선 사죄하고 깊이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 게 먼저”라고 고개를 숙였다. ‘올림픽 출전이 명예회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도 “수영연맹과 가족과 좀 더 협의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대한수영연맹 이기흥 회장은 25일 청문회 종료 후 귀국 인터뷰에서 “박태환이 올림픽 출전 의지를 갖고 있다. 성찰의 시간을 보낸 뒤 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훼손된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박태환의 매니지먼트사인 팀GMP 관계자는 “운동을 한다고 해도 훈련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 당분간의 계획도 아직은 특별히 얘기할 것이 없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