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승률 0.688! ‘김성근 매직’ 발휘될까

입력 2015-03-28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 개막, 현역 감독들의 개막전 전적은?
-김성근 감독, 통산 11승2무5패 ‘개막전의 사나이’
-올해 개막전 승리시 김응룡 추월 역대 최다승 기록
-김경문 감독은 5승2패로 현역감독 유일 7할대 승률
-류중일 김용희 양상문 감독 “개막전엔 안 풀리네”

해마다 프로야구 개막에 즈음해 흔히 ‘개막전의 사나이’가 언급된다. 개인통산 개막전 최다홈런의 주인공 한대화(7홈런)와 개막전 최다승 기록 보유자 장호연(6승2패)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이들은 현역 시절 유난히 개막전에서 빼어난 성적을 올렸기에 전설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개막전의 감독’은 누구일까. ‘2015 KBO리그’ 개막전에 나서는 10개 구단 감독 중 처음 개막전 지휘봉을 잡는 사령탑은 롯데 이종운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 2명이다. 나머지 8명 감독은 개막전 경험이 있다. 이들 중 한화 김성근 감독과 NC 김경문 감독 유난히 개막전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 개막전 최다승 ‘김성근 매직’

우선 김성근 감독은 지금까지 19차례 개막전(공식 개막일 기준)을 치렀는데 11승2무5패로 개막전 승률은 0.688이다. 자신의 통산 승률 0.544를 크게 상회한다. 10차례 이상 개막전을 치른 감독 중에서는 역대 최고 승률이다. 그가 얼마나 개막전 승리에 심혈을 기울이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해 첫 단추를 꿰는 개막전에서 지고 싶은 감독은 없지만, 김성근 감독은 유난히 개막전 승리에 집착한다. 예나 지금이나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전략을 구사하는 스타일이다.

1984년 OB 감독을 맡아 프로팀 감독을 시작한 그는 1988년까지 5년간 OB 지휘봉을 잡고 개막전 4승1무의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1989년 태평양 감독으로 옮겼는데, 당시 7개구단 체제여서 태평양이 개막전 대진표에서 빠졌다. 그가 개막전에서 처음 패전의 쓴 잔을 마신 것은 1990년. 당시 김상엽의 삼성에 연장 10회 접전 끝에 0-1로 패했다.

김 감독은 삼성 감독 시절이던 1991년과 1992년 개막전 2연승을 추가했고, 쌍방울 감독을 맡은 1996년과 1997년에도 그해 한국시리즈 진출팀인 해태(6-2)와 LG(7-6)를 꺾고 ‘개막전 매직’을 발휘했다. 이때까지 개막전 8승1무1패(승률 0.889)라는 놀라운 성적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쌍방울의 가세가 기울면서 주축 선수들이 팔려나간 탓인지 1998년 한화(2-4)와 1999년 LG(0-5)를 상대로 생애 처음 개막전 2연패의 쓴잔을 들이켰다. 그리고 2002년 LG 감독을 맡았을 때도 삼성에 5-11로 패하며 개막전 매직은 한풀 꺾이는 듯했다.

김 감독은 2007년 SK 감독을 맡아 5차례 개막전에서 3승1무1패를 추가했다. 2010년과 2011년 개막전에서 한화(3-2)와 넥센(2-0)을 꺾고 2연승으로 마무리했다.

개막전 11승은 김응룡 감독과 더불어 역대 공동 1위. 김응룡 감독은 10회 우승에 빛나지만 개막전에서는 평범한 전적을 올렸다. 개막전 통산 11승1무10패(승률 0.524). 자신의 페넌트레이스 통산승률(0.547)보다 낮았다. 개막전 최다승 부문에서 강병철 감독이 10승6패(승률 0.625), 김인식 감독이 9승1무7패(승률 0.563) 이들의 뒤를 잇고 있다. 김재박 감독은 개막전에서 7승1무6패(0.538)를 기록했다.

김성근 감독은 올해 목동구장에서 열리는 넥센과의 개막전에서 승리하면 김응룡 감독을 넘어 역대 개막전 최다승(12승) 감독 부문 단독 1위로 올라서게 된다. 그러나 넥센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진출 팀인 데다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 특히 지난해 20승을 올린 최고 투수 앤디 밴 헤켄이 선발로 나선다. 한화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6년 중 5차례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2009년 개막전 승리(SK전 8-2) 이후 개막전에서 모조리 패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개막전이 우천취소됐다. 과연 김성근 감독이 강호 넥센을 상대로도 ‘개막전 매직’을 발휘해 한화를 6년 만의 개막전 승리로 인도할 수 있을까.


● 현역 개막전 최고 승률 김경문

김경문 감독은 NC 감독으로서는 올해 처음 개막전(공식 개막일)을 치르지만, 두산 시절엔 유난히 개막전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7차례 개막전에 나서 5승2패를 기록했다. 개막전 승률만 놓고 보면 0.714로, 김성근 감독(0.688)을 앞선다. 역대 개막전 최고 승률은 김영덕 감독의 0.778(7승2패), 김경문 감독은 5차례 이상 개막전을 치른 역대 감독 중 현재 김영덕 감독에 이어 승률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감독 첫해인 2004년 KIA와의 개막전에서 7-9로 패했지만 2005년과 2006년 LG를 연파했다. 2007년 연장 10회 접전 끝에 삼성에 7-8로 패한 뒤 2009년과 2010년 KIA를 맞아 각각 7-5와 8-3 승리를 지휘했고, 2011년에도 LG를 4-0으로 격파했다. 2008년에는 개막전이 비로 취소됐다.

NC는 지난 2년간 신생팀으로 공식 개막일에 초대받지 못하고 휴식을 취했다. 10구단 체제의 올 시즌에 마침내 팀 창단 후 처음으로 개막전 기분을 내게 됐다. 과연 김경문 감독이 잠실에서 친정팀 두산을 상대로 개막전에 강한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일 듯하다. 여기서 승리한다면 개막전 승률 0.750으로 김영덕 감독을 압박하게 된다.


● 그 외 현역 감독들의 개막전 승률은?

삼성 류중일 감독은 2011년 처음 지휘봉을 잡은 뒤 지난해까지 프로야구 역사상 누구도 해내지 못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개막전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첫해인 2011년 KIA에 6-2로 승리했지만,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해 개막전 전적은 1승3패(승률 0.2250)에 불과하다. 흥미로운 것은 개막전 상대인 SK 김용희 감독도 개막전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는 점. 김용희 감독은 롯데와 삼성 감독으로 개막전 6경기를 치렀는데 1승5패(승률 0.143)를 기록했다. 올해 둘 중 한 명은 개막전 악몽에서 탈출하겠지만, 한 명은 징크스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IA 김기태 감독은 2012~2014년 LG 감독 시절 2승1패를 기록했고, 2013년 넥센 감독에 오른 염경엽 감독은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kt 조범현 감독은 과거 SK와 KIA 감독 시절 개막전에서 3승1무4패(0.429)를 기록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아직 개막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롯데 사령탑 시절이던 2004년과 2005년 개막전에서 삼성과 만나 모두 패했다. 과연 이번에 KIA를 만나 개막전 첫 승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개막전 전패 감독의 멍에를 계속 쓸지 관심을 모은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