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EPL] 캡틴 제라드 고별전…‘리버풀 올스타’ 총출동

입력 2015-03-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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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수아레스·페페·드로그바·앙리 등 출전
리버풀 팬들. 환상의 매치에 기립 박수

스티븐 제라드(35·리버풀)의 고별전 ‘리버풀 올스타즈 매치’가 29일(한국시간) 안필드에서 열렸다. 유소년 시절부터 ‘원 클럽 맨’으로 리버풀에서 활약한 제라드는 2014∼2015시즌을 마치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갤럭시에 입단한다. ‘제라드팀’과 전 리버풀 수비수이자 제라드의 절친 ‘제이미 캐러거팀’으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경기는 리버풀에 몸담았던 최고의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눈길을 끌었다. 페르난도 토레스, 루이스 수아레스, 사비 알론소, 라이언 바벨, 해리 키웰, 페페 레이나, 루이스 가르시아 등이 제라드를 위해 리버풀로 돌아왔다. 또 디디에 드로그바, 존 테리, 티에리 앙리 등은 리버풀에서 뛰지 않았지만 제라드의 초청을 받아 의리를 지켰다.

쉽게 보지 못하는 선수들이 한 데 모인 만큼 재미있는 장면이 많았다. 이미 은퇴한 앙리는 전반 40분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페널티박스 안에서 바벨에게 환상적인 패스를 연결했다. 골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이 장면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앙리 클래스 패스’로 화제가 됐다. 리버풀 입단 이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현역 마리오 발로텔리는 전반에만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캐러거팀을 이끌었다. 발로텔리는 경기 후 SNS를 통해 드로그바, 앙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드로그바는 내 어시스트를 고마워해야 한다’는 글로 능청을 떨었다. 경기는 전반 막판과 후반에 제라드가 2골을 터트려 2-2로 끝났다.

안필드를 찾은 팬들은 과거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특히 후반 수아레스와 토레스가 투입되자 안필드는 축제 분위기로 변했다. 수아레스는 지난 여름 FC바르셀로나(스페인)로 이적했지만, 여전히 리버풀 팬들에게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토레스는 상황이 다르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리버풀에서 102경기에 출전해 65골을 넣은 토레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첼시로 이적해 당시 많은 리버풀 팬들의 분노를 샀고, 첼시와 리버풀의 맞대결 때마다 크게 야유를 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리버풀 팬들이 그를 용서한 듯 토레스를 반기며 응원가를 불렀고, 감동한 토레스도 경기 후 팬들을 향해 한참이나 감사인사를 전했다. 토레스는 “잊지 못할 특별한 날이다. 리버풀 팬들이 나의 응원가를 여전히 불러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날의 주인공 제라드는 “마법 같은 날”이라며 “오늘 모든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소름 돋는 경기였다. 팬들도 뜻 깊은 날이 됐으면 좋겠다. 제대로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이적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 안필드 팬들 앞에서 제대로 인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의미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이날 입장권은 판매 개시 후 반나절 만에 동이 났고, 최고 10배까지 치솟은 암표가 등장하는 등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런던|허유미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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