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손아섭 “아두치는 나보다 뛰어난 타자”

입력 2015-04-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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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아두치(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롯데 자이언츠

손아섭-아두치(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롯데 자이언츠

■ 손아섭이 본 롯데 용병타자 짐 아두치

또 한명의 손아섭이라는 말에…“비교불가”
빠른 주루·장타력…“ML 벤치 멤버 맞아?”
볼넷에 비해 많은 삼진…극복해야할 숙제

“손아섭이 한 명 더 생긴 것 같다”, “호세보다 더 잘할 듯하다”, …. 롯데 팬들에게 외국인 타자 짐 아두치(30)는 큰 희망을 선물하고 있다. 외국인선수가 두려움 없이 몸이 부서져라 슬라이딩을 하고 다이빙 캐치를 하는 모습이 우선 놀랍다. 투지만 뛰어난 것이 아니다. 이제 갓 시즌이 시작됐지만, 개막 2연전에서 홈런 1방에 4안타 3도루를 기록할 만큼 그의 활약은 강렬했다.

같은 왼손 타자인 데다, 타석에서 투지 넘치는 모습, 그리고 빼어난 송구 능력까지 갖춰 롯데 팬들은 아두치를 향해 ‘또 한 명의 손아섭’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를 전해들은 이종운 롯데 감독도 “손아섭이 한 명 더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냐”며 웃었다. 그러나 정작 손아섭(27)은 고개를 흔들며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골든글러브 수상자에 국가대표 주전 외야수, 그리고 리그 정상급의 타자임에도 외국인타자와 비교되니 기분이 나빴을까. 손아섭은 “아두치와 나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아두치가 모든 부분에서 나보다 뛰어난 타자다”고 평가했다.


● ‘손아섭Ⅱ’가 아닌 ‘손아섭+’다!

손아섭은 지난해 122경기에서 175안타, 타율 0.362를 기록했다. 18홈런을 날리며 장타력에서도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리그에서 3할대 후반의 타율에 20개 가까운 홈런, 30개 이상의 도루를 할 수 있는 타자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그 중 한명이 손아섭이다.

이종운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 시작 전 손아섭의 타순을 리드오프로 할지, 3번에 배치할지 고민했다. 1번과 클린업트리오가 모두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손아섭의 가치를 대변한다.

그러나 손아섭은 아두치를 ‘손아섭Ⅱ’가 아닌 ‘손아섭+’라고 치켜세웠다. 높은 평가의 이유로 장타력과 주루 능력을 꼽았다. 시즌 36도루(2013년)를 기록한 적이 있는 손아섭이지만, 그의 눈에도 아두치는 정말 빨랐다. 장타력은 그렇게 뛰어난 유형이 아닐 것으로 예상됐지만, 적어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서만큼은 큼지막한 타구를 펑펑 쏟아내고 있다.

손아섭은 “통역을 불러서 아두치에게 말했다. ‘당신 같은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으로 뛰지 않았다는 것이 놀랍다. 미국야구가 얼마나 대단한 거냐’고 물었더니 그냥 웃더라. 파워도 뛰어나고, 스피드도 정말 좋다. 계속해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질주는 어디까지 계속될까?

아두치의 메이저리그 경력은 화려하지 않다. 2013년과 2014년 텍사스에서 뛰었고, 61경기에서 132타수 25안타(타율 0.189) 1홈런 5도루에 그쳤다. 마이너리그에선 9년 동안 902경기를 뛰었다. 최근 성적을 살펴보면, 2013년 트리플A에서 127경기 141안타(타율 0.298) 16홈런 65타점 32도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만한 좋은 성적이다. 단, 전형적인 슬러거 스타일이 아닌데도 볼넷 65개에 비해 삼진이 107개로 많았다. 2010년에도 트리플A에서 114경기를 뛰었는데, 볼넷 27개에 삼진 80개였다.

KBO리그는 현미경처럼 자세히 선수의 장단점을 분석한다. 미국야구에 비해 유인구가 많다. 지난해 두산 호르헤 칸투는 18홈런을 터트렸다. 그러나 후반기 홈런은 단 1개에 불과했다.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약한 핸디캡이 파악됐고, 상대팀들은 이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올 시즌 아두치가 극복해야 할 숙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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