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과 마법사의 첫 발걸음] 맘 바뀐 시장님, 자리바뀐 회장님,…NC·kt의 가시밭길 아십니까?

입력 2015-04-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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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구단으로 KBO리그에 뛰어든 NC와 kt는 창단 당시와 달리 새롭게 바뀐 창원시장과 그룹 회장의 지원 미비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완수 전 창원시장(왼쪽)의 약속 번복으로 촉발된 NC의 새 홈구장 건설 지연은 안상수 현 창원시장의 취임 이후로도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고, kt 황창규 회장(오른쪽)은 전임 이석채 회장이 선임한 사장과 단장을 모두 바꾸는 등 야구단의 불안한 1군 데뷔를 방치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제9·10구단으로 KBO리그에 뛰어든 NC와 kt는 창단 당시와 달리 새롭게 바뀐 창원시장과 그룹 회장의 지원 미비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완수 전 창원시장(왼쪽)의 약속 번복으로 촉발된 NC의 새 홈구장 건설 지연은 안상수 현 창원시장의 취임 이후로도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고, kt 황창규 회장(오른쪽)은 전임 이석채 회장이 선임한 사장과 단장을 모두 바꾸는 등 야구단의 불안한 1군 데뷔를 방치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3. 바뀐 시장, 바뀐 회장

전 박완수시장 야심에 NC 꿈의 구장 무산
kt 이석채 전회장 사임…통큰 투자 물거품


마음이 바뀐 시장, 새로 취임한 회장. 제9구단 NC와 제10구단 kt는 바뀐 시장과 바뀐 회장으로 인해 1군 데뷔와 함께 큰 어려움을 맞이했고, 이 같은 상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NC는 공개경쟁 없이 급하게 결정된 연고지 때문에, kt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영진이 교체되는 기업 속성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2013년 4월 2일 역사적인 제9구단 NC의 1군 데뷔전이 마산구장에서 치러졌다. 축제 분위기가 가득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 직전 “우∼!”하는 소리의 야유가 경기장을 메웠다. 오색 불꽃쇼, 공룡기사단의 퍼레이드가 이어질 때까지만 해도 박수와 탄성이 넘쳤지만 딱 10초 동안은 야유에 욕설까지 터져 나왔다. 박완수 당시 창원시장(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소개될 때였다.

2011년 엔씨소프트와 창원이 제9구단의 운영 기업과 연고도시로 확정된 직후 박 전 시장은 “최고의 경기장을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1차 외부용역 결과 창원종합운동장과 마산종합운동장이 최적의 새 야구장 부지로 꼽혔다. 특히 마산종합운동장은 보조경기장이 없어 국제대회를 치르기에 시설이 부족했고, 창원시와 통합으로 그 쓰임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유력한 후보지로 꼽혔다. 그러나 박 전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위해 ‘시청→창원, 도청→마산, 야구장→진해’라는 카드를 꺼냈다.

교통 접근성 및 부지 확보 등에서 난제가 널린 진해에 새 야구장 건설을 밀어붙이며 엉터리 용역조사도 발표했다. 이후 시장이 바뀌면서 야구장 후보지는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그러나 3년여의 시간이 허망하게 흘렀다. 2016년 개막전을 최첨단 시설의 새 야구장에서 치르겠다는 약속의 이행은 불가능해졌다. 여전히 NC의 꿈의 구장은 기약이 없고 신기루처럼 멀기만 하다.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위해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진 박 전 시장은 경남도지사 도전 실패 이후 ‘낙하산인사’라는 비난 속에서도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변신했다.

kt는 2013년 1월 부영그룹과 치열한 경쟁 끝에 제10구단의 주인이 됐다. 이석채 전 kt 회장은 통 큰 투자를 약속했다. 아마추어 야구에 100억원 후원도 약속했다. 그러나 대통령선거 이후 검찰수사 등의 압박이 이어졌고, 이 전 회장은 그해 11월 사임했다. kt의 창단식도 무기한 연기됐다.

현 황창규 회장은 취임 이후 이례적으로 야구단의 대표이사와 단장을 모두 교체했다. ‘1군 데뷔 직전 특급 FA(프리에이전트)를 영입하겠다’고 약속했던 전 경영진은 모두 팀을 떠났고, 모기업의 대규모 감원과 구조조정 속에 kt는 힘겹게 1군 데뷔 첫 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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