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6연패 끊은 베테랑 임재철의 ‘소금 철학’

입력 2015-05-1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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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철. 스포츠동아DB

12일 넥센전 결승 스퀴즈에 실점까지 막아
맛의 필수 소금처럼 팀의 소금 되고파
“연패 때 최고참으로서 많이 미안했다”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롯데의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39)은 담담한 표정으로 자신의 역할을 정의했다. 어떤 맛을 내는 데 빠질 수 없는 ‘소금’처럼,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12일 사직 넥센전에서 공수에 걸친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팀의 6연패를 직접 끊었다.

7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한 임재철은 8회말 1사 3루서 넥센 마무리투수 손승락의 높게 제구된 까다로운 직구를 스퀴즈번트로 연결해 5-4 승리를 이끄는 결승타점을 올렸다. 3-3으로 맞선 5회초 1사 2·3루선 유한준의 좌전안타 때 정확하고 빠른 송구로 홈까지 쇄도한 2루주자 김민성을 잡아내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경기의 흐름을 돌리는 결정적 호수비였다. 임재철은 “예전(전성기) 같으면 (상대가 자신의 뛰어난 홈 송구 능력을 의식해) 2루주자를 홈까지 돌리지 않았을 텐데,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며 웃었다.

임재철은 그동안 마음 편히 웃을 수 없었다. 롯데는 지난 주 SK와 NC를 상대로 모두 스윕을 허용하며 6연패의 늪에 빠졌다. 4월만 해도 좋은 흐름을 타다 어느덧 5할 승률 밑으로 추락했다. 그는 “팀의 최고참으로서 6연패에 빠진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많이 미안했다”고 말했다. 12일 경기 전까지 3차례 선발출전에 그쳤고, 고작 11타수 1안타(1홈런)에 머물렀다.

임재철은 올 시즌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1999년 롯데 입단 당시의 초심을 떠올렸다. 그러나 팀 내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진 못했다. 특히 같은 외야수인 간판타자 손아섭이 부진의 늪을 헤매고, 외국인타자 짐 아두치도 잦은 허리 부상으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임재철의 형편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마음고생이 점점 심해졌다.

임재철은 팀 타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연신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경기가 끝나고 훈련을 자청할 정도다. 고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 그는 “상황을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기회가 주어지면 주어지는 대로 팀에서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직|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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