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세원-서정희, 아침방송용 쇼윈도 부부의 몰락

입력 2015-05-14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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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세원-서정희, 아침방송용 쇼윈도 부부의 몰락

32년 전 한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 이들의 결혼은 당시 최고 인기를 구가하던 개그맨과 젊은 여배우의 만남으로 큰 화제를 모았고 결혼 후에도 종종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상적인 부부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해 이 부부를 둘러싼 경악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남편이 아내의 목을 조르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넘어진 아내의 다리를 잡고 끌고 가는 영상이 더해지면서 이 부부가 그동안 구축해 놓은 잉꼬 부부 이미지는 하루 아침에 무너졌다.

이 이야기는 이제는 누구나 다 아는 서세원과 서정희의 이야기다. 이 부부는 세간에 공개된 영상과 법정에서의 날선 공방으로 서로의 과거를 폭로했고 상처를 들췄다. 그 때부터 이미 승자는 없었다.

앞선 공판에서 아내 서정희는 남편 서세원에게 32년 동안 포로 생활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이 떨면서 "매일 욕과 폭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난 결혼 생활에 대해 "성폭행을 당하다시피 하면서 결혼을 시작했다. 목회자가 되면 변할 것이라고 믿었다"면서 "내가 죽어야 믿겠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세원 선고공판. 사진=‘서세원 선고공판’ 동아닷컴DB


여기에 맞서는 서세원의 방어도 점입가경이었다. 그는 피고인 신문절차를 통해 자신과 함께 살아온 아내가 정신병원에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이어 그는 목이 졸린 흔적이 자작극일 것이라고 말하며 서정희가 정서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상태라고 주장해 자신의 죄를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했다.

이처럼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지는 싸움에 재판부는 우선 서세원에게 철퇴를 내렸다.

14일 열린 선고에서 재판부는 서세원에게 "진실한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징역 6월-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내렸다. 실형은 면했지만 앞서 알려진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이다.

4차 공판 서정희 서세원. 사진=‘4차 공판 서정희 서세원.’ 동아닷컴DB


아침 방송에 나왔던 것처럼 이들이 개그맨에서 아내의 사랑으로 목회자로 변신한 남편과 성실한 내조로 집안을 꾸려나가는 아내였을 수는 없던 것일까.

역시 아무리 많은 방송에 나오더라도 책을 통해 서로에 대해 애틋함을 털어놓아도 결국 두 사람 일은 그들 밖에 모른다. 다른 어떤 부부도 아닌 서세원-서정희 부부라서 더 충격적이고 안타까웠던 이 사건은 당사들에게도, 대중들에게도 씁쓸한 뒷맛만 남기게 됐다.

사진=동아닷컴DB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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