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연투보다 경기당 투구수가 중요”

입력 2015-05-1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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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우람은 군복무 후 돌아왔지만 곧바로 최강의 불펜투수로 자리 잡았다. 17일까지 9이닝당 탈삼진이 무려 14.19개다. 스포츠동아DB

“1이닝씩 던지면 3∼4연투도 가능해”
‘불펜투수 혹사 시대’ 구위 유지 비결

‘불펜투수 혹사’의 시대에 SK 정우람(30)의 가치는 더욱 돋보이고 있다. 17일까지 21경기(19.2이닝)에 등판해 10홀드를 기록 중이다. 10개의 볼넷을 내주는 동안 3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9이닝당 탈삼진이 무려 14.19개(선발 1위인 넥센 밴 헤켄은 10.46개)에 달한다.

물론 SK ‘시스템 야구’의 관리를 받고 있다지만, 자주 던지면서도 구위를 유지하는 데 정우람의 미덕이 있다. 야구계에선 정우람의 간결한 투구폼에 주목하지만, 정작 당사자는 “살살 던지는 것 같아도 120%의 힘으로 던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묻지마 혹사 앞에는 고무팔이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정우람은 오랜 불펜 경험을 통해 “연투보다 경기당 투구수가 더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가령 오늘 1이닝, 내일 1이닝, 이런 식이면 3∼4연투도 가능하다. 그러나 오늘 첫 이닝에 실점하고 투구수가 많았는데, 다음 이닝에 또 던지라고 하면 다음날 쉬어도 피로가 누적된다.” 결국 SK의 불펜 운용은 불펜투수의 최적 사이클을 고려한 패턴인 것이다.

또 정우람을 마무리가 아닌 셋업맨으로 두는 것도 나름의 묘수다. 7회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에 불펜의 최강투수인 정우람이 나서고, 9회를 윤길현이 맡는 방식이다. 통계적으로는 이것이 가장 현명한 불펜 운용이라는 이론도 있다.

무엇보다 정우람이 마무리에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있다. 그는 “(윤)길현이 형이 잘해주고 있는데 굳이 보직 이동의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정우람의 가장 큰 관심은 손톱 관리다. 손톱이 곧잘 깨져 등판이 불발될 때가 있다. 정우람은 “유일한 핸디캡 같다. 프로야구선수 중에서 가장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것 같다. 손톱 관리도 받고, 깎지 않고 갈아서 손질한다. 그래도 통제가 어렵다”며 웃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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