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괜히 어깨가 우쭐해지던 걸요?”

입력 2015-05-18 07:0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차이나타운’으로 처음 칸을 찾은 한준희 감독과 김고은, 고경표(아래)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망으로 가슴이 벅차다. 사진제공|CGV 아트하우스

■ 칸 영화제 첫 경험 ‘차이나타운’ 신인 3인


한준희 감독, 코엔 형제가 심사위원장이라 더 설레
‘악역 도전’ 고경표 “내가 갈 수 있는 곳일까 싶었다”

배우에게 칸 국제영화제는 또 다른 무대다. 세계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때문이다. 그 떨림과 기대는 온전히 그들의 몫이다. 영화 ‘차이나타운’(제작 폴룩스픽쳐스)으로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한준희 감독과 김고은, 고경표도 그렇다.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아 처음 칸으로 날아온 이들은 벅찬 마음을 드러내며 앞으로 더 적극적인 도전에 나설 뜻을 밝혔다.


● 한준희 감독…‘영화 마니아’에서 ‘칸 주역’으로

초청작 상영 극장마다 관객이 길게 줄 선 모습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빠지지 않는 풍경이다. 한준희(31) 감독은 “고교 2학년 때 처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표를 사려고 새벽 5시부터 줄을 섰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했다. 한때 그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스태프로도 일했다. 기념품 디자인, 컨테이너 부스 설치 같은 일을 했다. 이제 감독으로 칸에 온 그는 “모든 영화제는 그 자체로 즐겁다”고 반겼다.

한준희 감독은 신인에게 수여하는 황금카메라상의 후보다. 수상 여부보다 첫 번째 영화를 영화제 심사위원장인 조엘·에단 코엔 형제 감독에게 보여줄 수 있어 더 설렌다고 했다. 영락없는 ‘영화 마니아’다.

“‘차이나타운’은 앞으로 내가 영화를 만들어도 된다고 허락해준 영화 같다. 아쉬움? 물론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뒤돌아보지 않고 나아가는 일이다.”


● 김고은…“자극에 또 자극”

“괜히 어깨가 우쭐해지던 걸요?”

김고은(24)에게 칸 국제영화제는 벼르고 기대하던 무대다. 여장을 풀기도 전에 선배 전도연이 주연한 ‘무뢰한’의 상영관을 찾았을 정도로 열의가 단단하다. 이어 ‘차이나타운’ 상영에서는 관객으로부터 세 차례 박수갈채를 받았다.

“관객 모두 영화를 즐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공연을 보는 듯한 극장 에티켓도 신선했다. 평생 연기하며 몇 번 더 오고 싶다.”

김고은은 여러 영화에 참여하고 또 칸에까지 오게 된 과정이 “재미있다”고 했다.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칭찬 받은 영화도 있고 반대로 박살이 날 만큼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연기도 했다. 앞으로 연기할 때 해결할 수 없는 감정에 놓이면 ‘차이나타운’, 그리고 칸의 경험을 꺼내볼 것 같다.”

고경표…“난 자유로운 사람”

고경표는 칸 도착 순간부터 ‘당황’했다. 러시아 모스크바를 경유해 오는 과정에서 짐은 공중으로 사라졌다. 당장 소화해야 할 공식 일정에 입을 옷도 없었다. 부랴부랴 관계자들의 옷을 ‘빌려 입고’ 행사에 참석했다.

“처음 와본 유럽이다. 시행착오가 많다. 칸 국제영화제는 격식과 권위가 있어서 과연 내가 갈 수 있는 곳일까 싶었다. 난 격식과 거리가 먼, 자유분방한 사람이니까. 구두를 신고 바다에 와보기도 처음이다. 하하!”

주로 코미디 장르에서 재능을 과시한 그는 ‘차이나타운’으로 본격적인 악역에 도전했다. 하나의 개성에 구애받지 않으려는 목표도 강하다. “수시로 포털사이트에서 내 이름을 검색한다. 다행히 ‘차이나타운’에 왜 고경표를 캐스팅했느냐는 글은 없더라.”

칸(프랑스)|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