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시장 “유승준, 국민의 의무 거론할 자격 있나” [글 전문]

입력 2015-05-22 17:5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이재명 시장 “유승준, 국민의 의무 거론할 자격 있나” [글 전문]

이재명 성남시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유)의 인터뷰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현역 생활 하지 않은 사람은 ‘국민의 의무’를 거론하지 말라고요?”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재명 시장은 “오늘 한 언론에 스티브유 측근의 인터뷰가 실렸는데, 그 내용이 충격적이다. 스티뷰유 측근이라는 분이 ‘이재명 시장이 유승준에 관한 이슈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 현역 생활을 하지 않은 사람이 국민의 의무를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중의 질타를 받는 것은 겸허히 수용하겠으나 정치에 사용되는 것은 유감이다’고 했더라”며 “깜짝 놀랐다. 현역으로 군 생활을 마치지 않은 사람은 ‘국민의 의무’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스티브유 측근의 말처럼 ‘현역 생활’을 하지 않았다. 그건 분명한 사실이다. 어렸을 적 지독한 가난으로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성남의 한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고, 어느날 기계에 왼쪽 팔을 눌려 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 때문에 제2 국민역 판정 받았다. 군대에서 장애인인 절 거부하더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나는 왼쪽 팔이 비틀어져 있어서 곧게 펴지질 않는다. 이게 내가 ‘현역 생활’을 하지 않은 이유다. 누구처럼 외국 국적을 획득해서 면제 받은 게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또 이재명 시장은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현역 생활을 하지 않은 사람은 많다. 나 같이 장애인도 그렇고, 대부분의 여성도 그렇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군 통수권자도 현역 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이어 “남성 중에도 이러저러한 사유로 현역 생활을 하지 못한 분들이 많이 있다. 그분들도 현역 생활을 하지 않았으니 ‘국방의 의무’를 거론해선 안되는 거냐. 그렇다면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들은 출산이나 보육 정책에 대해 말하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시장은 “스티브유 측근에게 묻겠다. 국민의 의무를 거론할 자격이 없는 건 ‘현역 생활을 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이 아닌 사람’ 아닌가? 당신 생각은 어떠냐”고 되물었다.

끝으로 “하나만 덧붙이겠다. 정치인들이 만든 법 때문에 스티브유가 국내에 못 들어오고 있다”면서 “정치인들이 적극적으로 이야길 해라. 이번 기회에 한 말씀 더 하자면 혹시라도 스티브유의 무사입국을 남몰래(?) 응원하시는 높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꿈 깨시기 바란다. 현역 생활 하기 싫어서 외국 국적을 취득하신 그 자제분들도 마찬가지다”라고 글을 맺었다.

한편 2002년 미국 시민권 취득으로 병역기피 의혹에 휩싸이며 입국을 거부 당한 유승준은 지난 19일 밤 인터넷 방송을 통해 그간의 심경을 밝히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다음은 이재명 성남시장 글 전문>

현역 생활 하지 않은 사람은 '국민의 의무'를 거론하지 말라고요?

오늘 한 언론에 스티브유 측근의 인터뷰가 실렸는데, 그 내용이 충격적입니다. 스티뷰유 측근이라는 분이 다음과 같이 말했답니다.

"이재명 시장이 유승준에 관한 이슈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 현역 생활을 하지 않은 사람이 '국민의 의무'를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 대중의 질타를 받는 것은 겸허히 수용하겠으나 정치에 사용되는 것은 유감이다."

깜짝 놀랐습니다. 현역으로 군생활을 마치지 않은 사람은 '국민의 의무'를 거론할 자격이 없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저는 스티브유 측근의 말처럼 '현역 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어렸을 적 지독한 가난으로 초등학교만 졸업한 뒤 성남의 한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고, 어느날 기계에 왼쪽 팔을 눌려 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 때문에 제2 국민역 판정 받았습니다. 군대에서 장애인인 절 거부하더군요.

지금도 저는 왼쪽 팔이 비틀어져 있어서 곧게 펴지질 않습니다. 이게 제가 '현역 생활'을 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누구처럼 외국 국적을 획득해서 면제 받은 게 아닙니다.

우리나라 국민 가운데 현역 생활을 하지 않은 사람은 많습니다. 저 같은 장애인도 그렇고, 대부분의 여성도 그렇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군 통수권자도 현역 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

남성 중에도 이러저러한 사유로 현역 생활을 하지 못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분들도 현역 생활을 하지 않았으니 '국방의 의무'를 거론해선 안되는 걸까요? 그렇다면 아이를 낳지 않은 사람들은 출산이나 보육 정책에 대해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스티브유 측근께 묻습니다. 국민의 의무를 거론할 자격이 없는 건 '현역 생활을 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이 아닌 사람' 아닌가요? 당신 생각은 어떠합니까?

아, 하나만 덧붙이자면 정치인들이 만든 법 때문에 스티브유가 국내에 못 들어오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적극적으로 얘길 해야죠. 이번 기회에 한 말씀 더 하자면 혹시라도 스티브유의 무사입국을 남몰래(?) 응원하시는 높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꿈 깨시기 바랍니다. 현역 생활 하기 싫어서 외국 국적을 취득하신 그 자제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DB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