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27일 개막…김아중-변영주 감독 사회

입력 2015-05-27 11: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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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중-변영주 감독(오른쪽). 사진|동아닷컴DB·필라멘트 픽쳐스

올해로 17번째를 맞이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7일 막을 올린다.

영화제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메가박스 신촌 M관에서 개막식을 연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37개국에서 엄선한 111편의 영화가 8일간 관객들을 찾아간다. 또한 해외 게스트 24명이 한국을 방문하여 역다 최다인 46회에 이르는 관객과의 대화에 나선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김아중과 변영주 감독이 맡는다. 영화제는 홍보대사인 '페미니스타'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해 김아중을 1대 페미니스타로 발탁했다. 김아중의 센스와 함께 4년 연속 개막식 사회를 담당하게 된 변영주 감독의 관록과 유머가 어우러져 훈훈한 개막식이 기대된다.

올해 개막작은 스웨덴 영화 ‘마이 스키니 시스터’(2015년, 95분)가 선정됐다. 경쟁이 어린 세대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고발하는 동시에, 여자아이들의 세계를 사랑스럽고 깊이있게 그린 영화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 스웨덴 예테보리영화제 관객상 등 올 상반기 가장 주목 받은 영화 중 한 편이다. 영화를 만든 산나 렌켄 감독과 아니카 로겔 프로듀서가 개막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

개막작 상영에 앞서 야스밀라 즈바비치 감독의 단편영화 ‘여성은 좋은 영화를 만든다’(2015년, 7분)도 상영된다. 분노와 차별의 경험에 관한 영상을 찍어 보낸 전 세계 영화인들의 연대로 완성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명예황금종려상 수상자인 누벨바그의 대모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모습도 볼 수 있다.

개막식에는 여성영화제를 방문한 해외 게스트 외에 임순례 감독, 정재은 감독, 류미례 감독, 이숙경 감독, 배우 한혜린, 아시아 단편경선 심사위원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앙케 레베케, 맥길대학교 동아시아/월드시네마학과 미셸 조 교수, ‘새로운 물결’ 초청작이기도 한 ‘거짓말’의 김동명 감독 등이 참석한다.


● 17번째 서울국제영화제, 올해는 무엇을 준비했나

1997년 4월 첫 장을 연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역사가 깊은 국제영화제이다. 여성이 공감할 수 있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의 절대부족, 영화산업 내 취약한 여성영화인력의 입지나 기회를 강화할 필요성 등이 영화제가 태동한 배경이었다.

이후 여성영화제는 여성의 시각으로 삶의 다양한 측면을 다룬 영화들을 발굴하고, 역사 속에서 지워진 여성영화인을 복원하며, 국내외적 협력관계와 제작지원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화적 결핍과 불균형을 개선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정재은 감독, 박찬옥 감독, 이경미 감독, 노덕 감독 등이 배출되었으며, 지난 4월 개봉한 한준희 감독의 ‘차이나타운’과 이길보라 감독의 ‘반짝이는 박수 소리’는 ‘피치앤캐치(Pitch & Catch)’ 행사에서 공개 피칭을 하여 제작의 기회를 잡았다. 앞으로도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많은 여성 캐릭터와 영화인력 개발을 도모하게 될 것이다.

올해도 다양한 섹션을 통해 국내 첫 공개되는 82편의 프리미어 상영작을 비롯한 111편의 풍성한 영화 만찬을 준비했다. 전 세계적으로 호평 받은, 작품성과 독창성이 뛰어난 최신작을 상영하는 ‘새로운 물결’ 부문은 영화 보는 재미가 넘친다.

세계 영화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지역의 영화를 소개하는 ‘스웨덴 여성영화의 평등한 힘’ 부문은 개막작 ‘마이 스키니 시스터’에서 엿볼 수 있듯, 전통적으로 따스한 인간애, 조화로운 관계를 지향하는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스웨덴 영화들과 성 평등 정책의 현재를 돌아봄으로써 국내 영화계에도 많은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쟁점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부문을 통해서는 올해의 주제로 선정된 ‘페미니즘’의 물결을 조망하는 영화들을 상영하고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진다. 폴란드판 ‘카트’인 ‘여성의 날’,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분노할 때 그녀는 아름답다’, 올해 칸 영화제 포스터를 장식한 잉그리드 버그만의 딸이지만 명배우인 이사벨라 로셀리니 제작·연출·출연의 모성을 풍자하는 단편영화 ‘마마스’도 이 부문에서 볼 수 있다.

이 밖에 국내 최초로 연출작 전편이 소개되는 1940년대의 유일한 여성 감독 ‘아이다 루피노 회고전’이 시네필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케냐, 인도, 대만, 필리핀 등의 화제작들로 꾸려진 여성영화제의 인기 섹션 ‘퀴어 레인보우’ 부문과 시청각장애과 함께 보는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은 다른 시선의 체험을 통해 ‘차이’는 ‘차별’이 아니라 또 다른 ‘사랑’임을 깨닫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또한, 경쟁부문인 아시아 단편 경선에서는 미얀마, 부탄, 키르기스스탄 등 아시아 20개국에서 제작된 총 415편의 출품작 중 본선 진출작인 21편이 성주 최우수상과 성주 우수상을 두고 경합을 벌인다. 지난해 신설된 국내 10대 여성감독 작품을 상대로 한 '아이틴즈'(I-TEENS) 부문은 10대들로 구성된 관객 심사단이 함께 작품을 관람하고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이 후원하는 대상 1편을 선정한다. 10대의 시선과 고민이 담긴 7편의 본선진출작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기며 공감을 나누기에 충분하다.

관객을 배려하는 세심한 서비스와 이벤트도 서울을 대표하는 영화 축제로서 손색 없는 만족도를 제공한다. 평일 오후 1시 영화를 관람하는 남성 관객 30명에게 푸짐한 선물을 증정하는 ‘해피 아워’, 전문 보육 교사에게 아이를 맡기고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놀이방’, 여성영화제만의 독특한 분위기인 허심탄회한 토론을 즐기는 관객과의 대화, 포럼, 강연, 오픈 토크, 레인보우 나잇 파티, 여성폭력의 실상을 고발하는 단편영화와 관련 기관 이웃을 후원하는 펀딩 프로젝트(www.funding21.com)등이 관객의 참여를 기다린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홈페이지(www.siwff.or.kr)에서 찾을 수 있다.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5월27일부터 6월3일까지 서울 메가박스 신촌,아트하우스 모모 등 신촌 극장을 중심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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