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변영주 감독(오른쪽). 사진|동아닷컴DB·필라멘트 픽쳐스

김아중-변영주 감독(오른쪽). 사진|동아닷컴DB·필라멘트 픽쳐스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7일 개막식을 열고 8일 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메가박스 신촌 M관에서 개막식을 진행했다. 개막식 사회는 변영주 감독과 홍보대사인 1대 ‘페미니스타’로 선정된 김아중이 맡았다.

개막식에는 임순례 감독, 정재은 감독, 류미례 감독, 이숙경 감독, 배우 한혜린이 참석했다. 또한 아시아 단편경선 심사위원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앙케 레베케, 맥길대학교 동아시아/월드시네마학과 미셸 조 교수, ‘새로운 물결’ 초청작이기도 한 ‘거짓말’의 김동명 감독 등이 자리를 빛냈다.

개막식은 4년 연속 사회흫 맡은 변 감독 특유의 재치 넘치는 멘트로 행사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는 김아중과 함께 영화제의 취지와 구성 행사 등을 꼼꼼하게 소개하면서도 그 안에 재미를 더했다.

변 감독은 “홍보대사인 김아중의 드라마와 영화도 사랑해달라. 내 작품은 내년에 이야기 하겠다”는가 하면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이 마련됐는데 어른 같은 아이는 안 된다. 꼭 아이만 맡길 것”이라는 등 유머 감각으로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이후 이예경 조직위원장과 이혜경 공동 집행위원장, 김선아 공동 집행위원장이 개막 선언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이 조직위원장은 “해마다 발전하는 영화제를 보면서 뿌듯하다. 다양하고 대중성 있는 영화를 마련했다”는 인사말과 함께 개막을 본격 선언했다.

개막작 상영에 앞서 야스밀라 즈바비치 감독의 단편영화 ‘여성은 좋은 영화를 만든다’(2015년, 7분)가 상영됐다. 영화는 분노와 차별의 경험에 관한 영상을 찍어 보낸 전 세계 영화인들의 연대로 완성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올해 칸 국제영화제 명예황금종려상 수상자인 누벨바그의 대모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올해 개막작으로는 스웨덴 영화 ‘마이 스키니 시스터’(2015년, 95분)가 선정됐다. ‘마이 스키니 시스터’는 경쟁이 어린 세대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고발하는 동시에, 여자아이들의 세계를 사랑스럽고 깊이 있게 그린 영화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정곰상, 스웨덴 예테보리영화제 관객상 등 올 상반기 가장 주목 받은 영화 중 한 편이다.

이 영화를 만든 산나 렌켄 감독과 아니카 로겔 프로듀서가 개막식에 참석했다.

산나 렌켄 감독은 “한국에 온지 얼마 안돼서 시차 적응을 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이 자리에 함께해 영광스럽다. 우리 영화를 아시아 프리미어로 상영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많이들 보고 즐겨웠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997년 4월 첫 장을 연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역사가 깊은 국제영화제로 역사를 써왔다. 올해로 17번째를 맞이한 영화제는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37개국에서 엄선한 111편의 영화를 통해 8일간 관객들을 찾는다. 또한 해외 게스트 24명이 한국을 방문하여 역다 최다인 46회에 이르는 관객과의 대화에 나선다.

영화제는 작품성과 독창성이 뛰어난 최신작을 상영하는 ‘새로운 물결’ 부문과 세계 영화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펼친 지역의 영화를 소개하는 ‘스웨덴 여성영화의 평등한 힘’ 부문 등으로 구성됐다. 더불어 ‘쟁점 #나는 페미니스트입니다’ 부문을 통해서는 올해의 주제로 선정된 ‘페미니즘’의 물결을 조망하는 영화들을 상영하고 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 밖에 국내 최초로 연출작 전편이 소개되는 1940년대의 유일한 여성 감독 ‘아이다 루피노 회고전’과 케냐 인도 대만 필리핀 등의 화제작들로 꾸려진 여성영화제의 인기 섹션 ‘퀴어 레인보우’ 부문, 시청각장애과 함께 보는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도 마련됐다.

경쟁부문인 아시아 단편 경선에서는 미얀마, 부탄, 키르기스스탄 등 아시아 20개국에서 제작된 총 415편의 출품작 중 본선 진출작인 21편이 성주 최우수상과 성주 우수상을 두고 경합을 벌인다. 지난해 신설된 국내 10대 여성감독 작품을 상대로 한 '아이틴즈'(I-TEENS) 부문은 10대들로 구성된 관객 심사단이 함께 작품을 관람하고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이 후원하는 대상 1편을 선정했다.

한편, 제1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5월27일부터 6월3일까지 서울 메가박스 신촌과 아트하우스 모모 등 신촌 일대 극장을 중심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