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위에 목마른’ 마이네임 “색깔 질문은 거부한다”

입력 2015-05-28 03: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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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네임, 사진|에이치투미디어

마이네임, 사진|에이치투미디어

5인조 그룹 마이네임은 국내 가요계에서 약간 애매한 위치에 있는 아이돌이다.

데뷔 5년차에 아직 국내에서는 1위 경험을 해보지 못했지만 바다건너 일본에서는 당당히 오리콘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물론 한류 붐을 타고 국내에 비해 일본이나 다른 해외에서 인기를 얻은 그룹들은 이전에도 종종 있었지만 이 경우 국내보다 해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게 대부분으로, 마이네임처럼 한일 양국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팀은 보기 드문 편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마이네임의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에서의 1위에 목말라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실제 마이네임은 ‘대체 왜 아직까지 뜨지 못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대에서 보이는 모습 외에도 솔직하고 자유분방한 매력이 가득 찬 그룹이었다.


●우리 목표는 1등…2년 안에 좋은 결과 있을 것 같아

마이네임의 신곡 ‘딱 말해’는 전작 ‘너무 Very 막’ 이후 약 3달만에 발표된 것으로, 활동기간까지 감안하면 거의 1~2개월 만에 내놓은 신곡이다.

더욱이 마이네임은 ‘너무 Very 막’ 이후 곧바로 일본에서 활동에 돌입한데다가 신곡 ‘딱 말해’는 기존에 준비해 둔 곡도 아닌 완전한 신곡이었기 때문에 다소 준비기간이 짧은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다.

세용은 “‘너무 Very 막’ 활동 끝나고 거의 한 달만에 신곡 ‘딱 말해’ 활동을 시작했다”며 “이렇게 단기간만에 후속곡이 나온 건 처음이다. 좀 급하게 준비한 면이 있긴 있는데 그렇다고 어색하지는 않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인수 역시 “‘너무 Very 막’ 활동이 끝나고 멤버들도 팬들도 다시 한 번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딱 말해’를 새롭게 만들어서 나오게 됐는데, 준비하면서 일본 앨범 때문에 (한국과 일본을)왔다갔다 하니 바쁜 게 있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활동무대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5년차 아이돌답게 이들은 짧은 준비 기간에도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세용은 “이번 퍼포먼스는 ‘칼맞춤’이 아니라 ‘칼막춤’이다. ‘딱 말해’ 노래 자체가 밝고 신나는 곡이다 보니 적절한 분위기와 느낌만을 살린 자유로운 안무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연차가 5년차가 되다보니 단순히 준비시간의 길고 짧음보다 얼마나 집중하고 얼마나 즐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이번 ‘딱 말해’ 무대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24일 진행된 국내 단독콘서트 역시 자신들의 노래와 무대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 한 것이었다.
마이네임, 사진|에이치투미디어

마이네임, 사진|에이치투미디어


준큐는 “약 2년 만에 진행한 국내 콘서트인데 원래는 팬미팅을 계획하고 있었다”라며 “그런데 예전에 팬들이 원한 소원 중 1위가 빠른 컴백이었고 2위가 건강, 3위가 콘서트였다. 1위와 2위는 이미 이뤄졌고, 세 번째도 이뤄드리기 위해 콘서트를 준비했다. 그래서 콘서트 이름도 ‘세 번째 약속’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채진은 “일본에서 적어도 100회 이상 콘서트를 해왔고, 또 음악방송에서 3분 만에 마이네임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하지 않나 싶었다. 역시 콘서트를 하면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팬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계획하게 됐다”라고 공연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실 국내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것은 단순히 실력만 가지고는 성공하기 힘들다. 충분한 그룹의 인지도와 팬들의 충성도가 뒷받침 돼야하고, 또 비즈니스의 논리에 따라 콘서트로 인한 수익 역시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아이돌들이 쉽게 콘서트를 개최하기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나마 마이네임의 경우 멤버들의 뜻을 존중해 대규모 공연장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지만, 냉정히 말해 국내에서 인지도와 수익성이 확실하게 보장돼 있는 팀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더욱이 일본에서의 반응이 높아지면서, 일본에서만 활동하고 한국은 잠시 머물다 간다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한다.

일례로 세용은 “직접 이 이야기를 하기 조금 부끄럽지만, 전에 학교에 가니 후배들이 ‘형 오리콘 차트 1위 축하해요’라고 응원해 줬다”라며 “그런데 그 다음에 ‘근데 한국에서는 언제 데뷔해요?’라고 하더라”라고 웃픈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이어 인수는 “(사람들에게)보이는 게 그렇다면 그게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도 한국에서 기회를 노리는 그룹이다”라며 “예능이든 뭐든 국내 활동을 많이 하고 싶은데 그런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는 않는다. 보이는 이미지가 그렇다면 너무 안타깝고, 우리도 한국인인데 국내에서 잘 돼서 해외로 나가고 싶은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올해 목표가 (우리나라에서)1등이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한참동안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리더 건우도 “올해 한국 활동에 올인 하고 싶다. 아직 하반기 앨범 발표 계획은 잡히지 않았지만 또 모르는 거다. 마이네임의 마음속에는 앨범 두장과 연말 콘서트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인수는 “‘딱 말해’ 활동이 끝나고 일본 투어가 있어서 출국을 하는데, 찍고 가는게 아니다. 예전에 이미 계획이 잡힌 투어 공연이고, 티켓도 이미 다 팔려 꼭 해야 하는 공연이다”라고 곧 있을 일본 투어가 국내 활동에 영향을 준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더불어 인수는 앞으로 어떤 그룹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마이네임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다아는 그룹이 되고 싶다. 다 아는 가수가 국민가수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건우는 “팬덤을 떠나 오래할 수 있는 그룹이 되고 싶다. 우리 사장님이 환희 형인데 환희 형은 사람들이 다 알지 않나. 그게 국민가수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오래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인수는 “아이돌 5년차 징크스네 뭐네 그러는데 우리는 지금까지 매년 징크스였다”라며 “그런데 이제 2년 안에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고 예언해 이들의 행보를 기대케 했다.
마이네임, 사진|에이치투미디어

마이네임, 사진|에이치투미디어



●그룹의 색깔 질문은 거부하겠다

진지할 때는 한없이 진지하지만 또 웃길 때는 한없이 웃기고 엉뚱한 그룹이 바로 마이네임이다.

실례로 이날 인터뷰는 자신의 신곡 이야기가 아닌 축구 이야기로 시작됐다.

약간은 초췌한 건우의 모습에 최근 잠을 잘 자지 못하냐고 묻자 그는 EPL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광팬이라고 밝혔고, 축구 경기를 보느라 늦게 자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인수의 증언에 의하면 건우의 축구 사랑은 보통의 수준을 넘어서서 “일본에 있을 때 호텔에서 축구 중계를 보기 힘들자, 혼자 축구(Bar)을 찾아가더라” 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에 리버풀 팬이 많은 것 같다고 하자 건우는 “사실 난 리버풀과 맨시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너무나도 솔직한 답변을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들의 엉뚱한 예능감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맨즈헬스 표지모델 발탁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인수는 “표지 모델 자부심이 크다. 나중에 자식들에게 ‘아빠가 이런데 나온 사람’이라고 자랑할 수가 있다. 맨즈헬스가 운동한 남자들의 대표적인 잡지이다”라며 “솔직히 마이네임이 맨즈헬스의 표지를 할 수 있는 레벨은 아닌 것 같은데, 이걸 레벨을 끌어올리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너무나도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또한 인수가 몸매에 대한 자부심을 보이자 멤버들은 “집에서 밥도 옷을 벗고 먹는다”라고 농담인지 진짜인지 모를 폭로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인수는 “일본이나 미국에서 콘서트를 하는 분들을 보면 맨몸에 반팔 재킷 등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의상 콘셉트가 어떨지 고민중이다”라며 “빅뱅 선배님들을 존경하고 좋아하는데 태양 선배님과 나와 이미지가 비슷한 캐릭터인 것 같다”라고 말을 이어가 웃음과 야유를 함께 불러왔다.

또 좋은 취지로 헌혈 이벤트를 진행했지만 정작 자신들은 헌혈을 하지 못한 에피소드(당시 마이네임 멤버들은 해외 공연을 다녀왔고, 해당 지역이 전염성 질환 의심지역이 포함돼 있어 불가피하게 헌혈을 하지 못했다)와 카라의 구하라가 헌혈 홍보대사를 했다고 하자 이를 욕심내는가 하면, 대학축제에 남자그룹은 잘 부르지 않는다고 좌절하는 모습, “리더 건우가 독재자 스타일이다”라는 거침없는 폭로 등 쉴 새 없는 예능형 발언을 이어가 웃음을 끊이지 않게 했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덧붙이면 건우는 스스로 “처음에는 기강을 잡기위해 리더에게 약간의 독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멤버들 역시 “지금은 그런 게 전혀 없다”라고 설명했다)

하이라이트는 ‘마이네임의 색깔론’이었다.

마이네임의 색을 한 단어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인수는 “우리의 색은 물음표다. 끊임없이 물을표를 가져야지 답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라는 다소 고지식한 답을 내놓았다.

이에 너무 진지하다는 반응이 나오자 그는 “재미를 원하는 것이냐? 그럼 우리는 고동색이다”라고 대답을 바꿨고, 멤버들은 일제히 “무지개”, “분홍색” 등 다양한 색을 늘어놓았다.

여러 가지 색을 말하던 마이네임은 급기야 “그런데 잘되면 ‘그룹의 색’ 이런 것도 안 물어보더라. 잘되면 그냥 잘된 그룹이다. 잘 안되는 그룹에게 색깔 이런 걸 많이 물어보는 것 같다”라며 “우리는 색깔 질문 거부 하겠다”라고 질문 자체에 거부권을 행사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처럼 진지함과 웃음을 종횡무진 오가던 마이네임은 “정말로 우린 1위에 목말라있다”라며 “꼭 국내에서 1위를 달성하고, 많은 사람들이 마이네임이란 그룹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1위에 대한 열망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마이네임, 사진|에이치투미디어

마이네임, 사진|에이치투미디어


동아닷컴 최현정 기자 gagnr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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