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프로듀사’가 금요일과 토요일 밤 방송되며 화제다. 앞서 케이블채널 tvN 역시 금·토 드라마 ‘미생’으로 많은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모았다. tvN ‘응답하라’ 시리즈 이후 이 시간대는 새로운 시청률의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그 이전 한동안 토요일 등 주말밤 드라마는 8시대에 방송되는 각 채널의 주말극과 10시대 대하사극이 전부였지만 발상의 전환은 오히려 좋은 결과를 제작진에게 안겨주고 있다.
1990년대 말, 토요일 밤 10시대에 드라마와 코미디의 장르적 특성을 잘 버무려 상당한 인기를 모았던 프로그램이 있다. 매주 토요일 밤 9시45분에 방송된 MBC ‘테마게임’이다. 1999년 오늘, ‘테마게임’이 방송 200회를 맞았다.
1994년 ‘테마극장’이 그 출발점이 된 뒤 1995년 4월 ‘테마게임’으로 전환한 프로그램은 하나의 주제를 서로 다른 시각으로 그려내는 두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당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시청자에게 참신한 형식의 재미와 함께 감동적인 웃음을 안겨주었다. 실제로 ‘테마게임’은 1998년 ‘시청자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에 선정됐고, “삶의 표피만 건드리는 다른 코미디와 달리 항상 인생의 근본문제를 주제로 한다”(1996년 1월30일자 동아일보), “시대의 아픔과 현대인의 상처를 어루만지면서 치유법을 돌아보게 한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는 등 호평을 받았다. 또 주 시청층인 20∼30대들은 PC통신을 통해 프로그램이 그린 이야기를 분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재의 빈곤 등으로 2000년 1월 폐지됐다.
‘스타 연출자’ 주철환 PD가 오랜 세월 연출을 하기도 한 ‘테마게임’의 주역은 개그맨 김국진을 비롯해 서경석, 홍기훈, 김진수, 김효진, 김용만 등이었다. 이 가운데 김국진은 ‘테마게임’으로 최고의 스타로 인정받았다. 1998년 말 MBC 다큐멘터리 ‘21세기 대중문화 대장정’이 꼽은 ‘20세기를 빛낸 한국 코미디언’ 1위에 올랐을 정도다. 자연스러운 웃음을 자아내는 연기력이 그가 지닌 최고의 힘이었다. “여보세요?”, “사랑해요” 등 그가 남긴 유행어도 한동안 회자됐다. 그의 이름을 딴 ‘국진이빵’이 어린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