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인사이드] 시애틀 ‘킹 펠릭스’ 벌써 8승, 생애 2번째 사이영상 보인다

입력 2015-05-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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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에르난데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시애틀의 에이스 펠릭스 에르난데스는 29세에 불과하지만 메이저리그 11년차의 베테랑이다. 베네수엘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시애틀에 입단한 때가 2002년. 지금까지 개인통산 133승을 거두며 ‘킹 펠릭스’라는 애칭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켄 그리피 주니어, 제이 뷰너,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팀을 떠난 후 오랜 기간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했던 시애틀의 마운드를 굳건히 지켜온 에르난데스는 2010년 생애 첫 사이영 상을 거머쥐었다. 선발등판(34경기), 투구이닝(249.2), 방어율(2.27)에서 모조리 아메리칸리그 1위를 차지해 13승(12패)만을 거두고도 투수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2009년 19승(5패)으로 아메리칸리그 다승 1위에 오르고도 사이영 상 투표에서 캔자스시티 소속이던 잭 그레인키(16승8패·방어율 2.16)에 밀렸던 아쉬움을 1년 만에 씻었다. 지난 시즌에도 15승6패에 리그 방어율 1위이자, 자신의 생애 최저인 2.14를 기록해 2번째 사이영 상을 노렸지만 이번에는 클리블랜드 코리 클루버(18승9패·방어율 2.44)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거포 넬손 크루스의 가세로 타력이 보강된 올 시즌 에르난데스는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가장 먼저 8승째(1패)를 따내며 실력을 뽐내고 있다. 방어율도 1.91에 불과하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던 예년과 달리 올 시즌에는 행운도 따르고 있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28일(한국시간) 벌어진 탬파베이 원정경기다.

탬파베이 선발 크리스 아처는 8회까지 삼진을 12개나 잡아내며 2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에르난데스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0의 행진은 아처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9회 막을 내렸다. 크루스가 통렬한 3점홈런(시즌 18호)을 터트려 에르난데스에게 승리투수 기회를 부여했다.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에르난데스는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하고 올 시즌 2번째이자 개인통산 11번째 완봉승을 작성했다.

노련미가 더해진 에르난데스는 이날 탈삼진을 노리기보다는 투심패스트볼 위주의 볼 배합으로 맞혀 잡는 피칭을 했다. 그 결과 탈삼진 8개에 땅볼 14개, 플라이볼 5개로 고작 101구를 던지면서 완투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이닝당 출루허용(WHIP)이 0.89에 불과한 것이 경제적 투구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에르난데스는 WHIP 0.915로 리그 1위에 올랐다.

에르난데스와 크루스의 활약에 힘입어 3-0으로 탬파베이를 제압한 시애틀은 마침내 승률 5할 고지(23승23패)에 복귀했다. 선두 휴스턴(30승18패)과의 간격도 6경기로 좁혔다.

그 누구보다 화려한 이력을 지닌 에르난데스의 유일한 흠은 포스트시즌에서 단 1이닝도 던져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재의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개인통산 시즌 최다인 20승 고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이영 상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한 뒤 이듬해 정상에 등극했던 2010년처럼 5년 만에 다시 리그 최고의 투수로 인정받으며 포스트시즌에 데뷔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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