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강기훈 유서대필사건 전모 공개

입력 2015-05-30 10: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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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의 전모를 밝힌다.

제작진에 따르면 앞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1998년, 2007년 두 차례 강기훈 씨의 유서대필사건을 방영했다. 사건의 처음부터 현재까지, 24년간 진행된 치열한 진실 공방을 추적해 제작진은 사건 관계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필적감정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진실을 파헤쳤다. 검찰 수사와 법원의 유죄판결까지 감춰진 이야기들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 진실을 추적했다.

1991년 5월 8일, 거리는 한 남자의 분신자살 소식으로 연일 소란스러웠다. 당시 모 대학교 캠퍼스에서 한 청년이 불에 탄 주검으로 발견됐다. 가족과 친구들은 그의 분신자살을 쉽사리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그는 여자 친구와 가족들에게 결혼을 이야기하는, 미래를 꿈꾸던 청년이었기 때문이었다.

사망한 김기설 씨의 여자 친구 홍 씨는 “춘천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저에게 ‘우리 결혼합시다’라고 했어요. 그 날 (마지막) 통화에서는 사랑한다고 하였습니다”라고 진술했다.

가족들은 김기설 씨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두 장의 필적이 숨진 아들의 글씨가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가족이 제출한 김 씨의 필적은 한 눈에 보기에도 유서의 필적과는 달라보였다.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검찰은 김 씨의 죽음을 밝히기 위한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했고, 주변인들의 필적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문서를 입수했다.

김 씨의 사망 후 6일 째 되던 날, 검찰은 김 씨의 유서와 비슷해 보이는 필적을 발견했다. 그것은 김 씨의 지인 강기훈 씨가 과거 경찰에 연행되었을 때 작성했던 진술서의 필적이었다. 검찰은 즉각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두 문서의 필적감정을 의뢰했고 결과는 놀랍게도 두 사람의 필적이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강 씨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 사건은 5월 18일 언론에 ‘강기훈의 유서대필사건’으로 대서특필되며 당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당시 법정에서 강기훈 씨는 “저는 유서를 대필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은 얘기를 못해도 저는 그렇게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검찰이 조작했습니다”고 진술했다.

숨진 김 씨와 강 씨는 재야단체인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의 사회부장과 총무부장이었다. 강 씨의 유서대필사건이 보도되면서 그들의 지인과 전국 각지의 재야단체 관계자들은 보관하고 있던 그들의 필적을 공개했다. 검찰은 사건 발생 5일 후, 과거 김 씨가 근무했던 군부대까지 방문하여 그의 필적을 수집해갔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검찰이 입수한 필적자료들의 행방은 점점 묘연해졌다는 것.

당시 김 씨를 포함한 젊은 청년들의 연이은 분신자살에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분신정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강대 박홍 총장은 김 씨의 분신자살 직후 “지금 우리 사회에는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며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를 계기로 김 씨의 분신자살은 배후 세력이 선동한 죽음으로 탈바꿈, 연일 뉴스 1면을 장식했다. 그러나 김 씨의 분신자살을 종용하고 방조했다는 혐의로 구속된 강 씨는 끝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강기훈 씨는 최후진술서에서 “과연 이 사회에서 누가 젊은 청춘의 목숨을 앗아가는 배후입니까? 재야인가요? 검찰인가요?”라고 기술했다.

이에 대한 방송은 30일 밤 11시15분.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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