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보경 “‘복면가왕’ 루나가 부른 내 노래, 속이 다 후련해”

입력 2015-06-01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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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5년차,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
○ “‘복면가왕’보며 속이 다 후련했다”
○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꼭 출연하고 싶다”


사람의 첫 이미지란 참 무섭다. 첫인상이 3초 안에 결정된다는 말처럼 대중에게 한 번 정해진 이미지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슈퍼스타K’ 시즌2 출신 김보경 역시 그랬다.

대중에게 그의 첫인상은 ‘슬픔’과 ‘심오함’이었다. 슈퍼스타K 탈락 당시에도 함께 출연한 참가자에게 피해를 입은 듯한 모습으로 보여 무거운 이미지는 가중됐다.

“오디션에서 첫 이미지가 많이 무거워보였나 봐요. OST나 부르는 노래들도 슬픈 곡이 대부분이었죠. 만나는 분들마다 저를 어둡고 심오하게 보셔서 밝고 가볍게 보이고 싶었어요. 타이틀 곡 ‘알약’의 가사도 사실 슬픈 내용이지만 발랄하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제 나이에 맞게 재밌고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김보경의 미니앨범 타이틀곡 ‘알약’은 2AM 창민, 백퍼센트, NS윤지 등의 프로듀서 ‘해결사’의 곡으로 EDM과 어쿠스틱 기타사운드가 어우러진 독특한 구성의 락 댄스곡이다. ‘알약’은 이별의 아픈 기억을 알약으로 제조해 삼켜버리겠다는 재밌는 설정의 가사로, 김보경의 시원한 보컬을 만나 완성도를 높였다.


○ 데뷔 5년차,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

외모적인 부분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보이시한 매력이 돋보이는 헤어스타일과 패션으로 180도 변신했다. 뮤직비디오 첫 연기에 도전한 김보경은 색다른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뮤직비디오 장면 중에서 소파에서 뒹굴 거리는 모습이 가장 저랑 닮은 모습이더군요.(웃음) 제가 스스로 보기에 발연기라서 정말 웃겼어요. 마네킹에 테이핑도 하고 섹시한 옷도 입어보고 다양한 장면을 담았어요. 예전에 뮤지컬을 한 번 했었는데 그 경험이 촬영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감성 표현을 하는 데에는 연기든 노래든 어떤 분야에도 필요하니까요.”

김보경은 이번 앨범에서 자신의 감성을 듬뿍 담은 자작곡을 담았다. 1번 트랙의 ‘고백하는 거야’는 김보경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곡이다.

“자작곡인데 제가 직접 경험한 내용을 담은 곡이에요. 친구에게 숨겨왔던 마음을 고백하고 싶다는 내용을 표현했죠. 실화라 그런지 곡을 쓸 때 감정이입이 잘 됐어요. 하지만 완성하고 나서 느꼈죠. 그 친구와 연락하면 안 되겠다하고 말이죠.(웃음) 원래 곡을 쓸 때 1절은 정말 빨리 쓰는 편이에요. 근데 진전이 잘 안 되더라고요. 아직은 초보니까 하면 할수록 늘겠죠.”

어느덧 데뷔 5년 차를 맞은 김보경은 무대에서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관객들과 호흡하며 노래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들을 하나씩 습득하며 진화하고 있다.

“대학교 축제에서 신기한 광경을 많이 봐요. 대학생들이라고 전부 에너지가 넘치진 않더라고요. 처음에는 무표정인 친구들보면 힘이 쭉 빠지더라고요. 최근에 해법을 찾았어요. 아예 객석에 내려와서 노래를 부르곤 해요. 제 노래가 발라드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느린 곡이라고 가만히 서서 부르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때로는 무대 철골 구조물에 올라가서 부르기도 해요.”


○ “‘복면가왕’보며 속이 다 후련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그동안 쌓은 무대매너를 바탕으로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뮤지션으로서 자신만의 팬들을 만나는 자리에서 그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팬 카페의 팬들이 분란이 일어나서 사이가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콘서트할 때 보니 무슨 이산가족처럼 이쪽저쪽으로 나뉘어 앉아있더라고요. 마음이 너무 안 좋았어요. 하나로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분열이라니 참 안타까웠어요. 앞으로 팬 미팅을 갖게 되면 제가 나서서 정리 정돈을 해야 할 것 같아요. 팬 분들 제 마음 아시죠?”

이와 반대로 그에게는 기쁜 일도 있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MBC ‘복면가왕’의 출연자 루나가 김보경이 부른 ‘혼자라고 생각말기’를 열창해 커다란 호평과 관심을 끌었다. 김보경이 부른 원곡까지 큰 사랑을 받았다.

“방송을 보고 제 속이 다 후련했어요. 정말 잘 불러주셨거든요. 사실 ‘혼자라고 생각말기’를 제가 부르긴 했지만 엄연히 따져보면 드라마 ‘학교’ OST거든요. 앞으로는 제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도 사랑받고 싶어요. 1위요? 솔직히 1위 욕심은 별로 없어요. 차트에 오래 머물면서 꾸준하게 들려지는 노래를 부르고 싶거든요. 아직 보여드릴 게 훨씬 많답니다.”


○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꼭 출연하고 싶다”


음악으로만 승부할 것 같은 김보경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3년 전까지 킥복싱을 즐겨하던 그는 노래뿐만 아니라 활동적인 예능 출연에도 관심을 내비쳤다.

“예능은 노래뿐만 아니라 재밌는 매력을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먹방도 하고 싶고, 정글 탐험하는 프로그램도 하고 싶었어요. 사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을 보면서 격하게 반응했어요. ‘저건 내가 해야 하는 건데’하고 말이죠. 평소 운동을 좋아해서 팔굽혀펴기도 잘하거든요. 음악도 방송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하고 싶어요.”

과거 무작정 켈리클락슨을 보기 위해 오디션에 참여했던 김보경은 어느덧 데뷔 5년 차 가수가 됐다. 락커로서 팬들과 10년, 20년 넘도록 함께하는 것이 그의 가장 큰 목표다.

“미래에 월드투어 콘서트를 하는 게 제 꿈이에요. 싸이 선배님이나 윤도현 선배님이 하는 걸 보면 정말 부러워요. 우리나라가 밴드로서 강국은 아니지만 세계로 진출해서 한국밴드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에서 인정받아야겠죠. 락커는 시끄럽고 머리 흔드는 것만이 아니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보경은 이번 앨범 활동을 끝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진다. 그에게는 휴식의 의미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마냥 쉬기보다는 재정비하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그동안 밴드로서 보여줘야 할 때를 계속 놓친 것만 같거든요. 원래 예정했던 가을 콘서트도 내년 봄으로 연기할 것 같아요. 언젠가 제 이름을 내건 밴드로 찾아뵐 날이 오지 않을까요?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릴게요.”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 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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