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보다 ‘은지원 스타일’, 듣기 편한 음악 들려줄것

입력 2015-06-08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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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은지원은 힙합가수의 생명은 “마흔 중반까지”라고 말한다. 올해 나이 서른일곱. “얼마 남지 않은 시간, 가수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제공|GYM엔터테인먼트

■ 미니앨범 ‘트라우마’로 가요계 복귀한 은지원


예능 모두 하차…앨범 작업에만 전념
차분한 분위기의 음악 3곡 직접 노래

“트렌디한 음악은 나와 어울리지 않아
힙합가수 생명 짧아…내 음악에 집중”


“가수 은지원으로 남고 싶다.”

올해 나이 서른일곱. 8일 미니앨범 ‘트라우마’로 오랜만에 가요계로 돌아온 은지원은 “이제 가수로는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힙합가수로서 현역이 “마흔 중반까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까지 열심히 음반 활동해” 가수로서 존재감을 각인시키겠다는 각오다. 그만큼 ‘가수’라는 일에서 멀어져 있었던 셈이기도 하다. 이제 ‘마흔 중반’이 되면, “프로듀서와 제작자로서 음악인생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동안 음악에 너무 소홀했다. 곡 콘셉트를 걱정해야 하는데, ‘어떻게 웃길까’ 고민했다. 나는 가수인데…. 예능프로그램은 또 하게 되겠지만, 한동안 음악에 집중하기로 완전히 마음먹었다. 힙합이 나이 들어 할 수 있는 장르도 아니고, 이제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4월, 은지원은 출연 중이던 모든 예능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한 템포 쉬어야 할 때”이기도 했고, 가수로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야외 버라이어티’ 이미지가 강하다며 요즘 트렌드인 ‘가족예능’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었다. 덕분에 음악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가수 은지원. 사진제공|GYM엔터테인먼트


2012년 싱글 ‘아무나’ 이후 길미, 미스터타이푼과 함께 혼성 힙합그룹 ‘클로버’로 활동해온 은지원은 이번 ‘트라우마’로 2년6개월 만에 다시 솔로가수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엔 ‘공격적’인 강렬한 노래가 없다. 듣기 편한 감상용이다. 동명 타이틀곡 ‘트라우마’는 팝 장르, ‘익스큐즈’는 보사노바, ‘솔메이트’는 PB알앤비라는 장르로 부드러운 촉감이다.

‘래퍼’ 은지원은 이번 앨범에서 노래를 했다. “피처링을 기용하면 내 노래가 아닐 것 같아서”였다. 수록곡들은 후렴구부터 시작하는 요즘 트렌드와 달리 “옛날 스타일”대로, 전주와 간주가 있는 ‘올드 스타일’이다. “현역에서 은퇴하더라도 ‘가수 은지원’이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는 그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한다.

“요즘 힙합엔 ‘화’가 많이 담겨 있더라. 나는 그렇게 할 줄도, 그런 음악에 놀 줄도 모른다. 음악적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 나만의 음악으로,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못 받아도, 인정받고 싶다.”

은지원은 이번 음반을 작업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은 것 같다고 했다. “은지원 스타일”의 첫 단추를 꿴 셈이다.

“어렸을 땐 1위 욕심도 있었지만 이젠 아니다. ‘나만의 음악’이 더 중요한 가치다. 트렌디한 음악도 해봤지만, 내게 어울리지도 않고, 내 느낌도 아니다. 이번 음반처럼 차분하고 편안한 음악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다. 대중도 내 음악을 듣고 한 템포 쉬었다 가면 좋겠다.”

이번 음반을 통해 ‘가수 은지원’과 ‘은지원 스타일’의 새로운 시작을 보여주는 성과를 기대한다는 은지원은 “지난 7∼8년간 콘서트를 하지 못했다”며 연말쯤 공연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방송활동은 하지 않는다.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엔 준비가 좀 덜된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그런 그에게 그룹 젝스키스 재결성 여부에 대해서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마음은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있다. 다시 뭉쳐도 음반만 내지 않을까.”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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