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힙합음악의 전설 ‘듀스’ 해체

입력 2015-06-08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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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6월 8일

1990년대를 이끈 댄스가수들이 팬들의 추억과 향수 속에 무대에 서는 일이 빈번해졌다. 올해 초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가 이끈 열풍의 여운 덕분이다. 하지만 그 대열에서 볼 수 없는 팀이 있다. 바로 듀스(사진)다. 이들은 뛰어난 실력으로 한국 힙합음악계의 초기 무대를 이끌며 가장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가수로 꼽힌다.

1995년 오늘, 듀스가 해체를 공식화했다. 듀스 측은 “이현도·김성재 두 멤버와 해체에 합의했다”고 동아일보를 통해 전했다. 전날 이현도와 김성재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해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듀스는 앞서 5월 말 KBS 2TV ‘가요 톱10’ 출연을 펑크내면서 방송사로부터 1년간 출연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미 1994년 이후 해체를 고민한 두 사람은 이로 인해 “많은 책임감과 함께 방송생활에 대한 회의”(1995년 6월7일자 연합뉴스)를 느꼈고, 해체를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듀스라는 이름은 7월1일과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콘서트와 16일 SBS 생방송 ‘TV가요 20’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고교 시절 친구 사이로, ‘현진영과 와와’의 백댄서 출신이기도 한 이현도와 김성재는 1993년 데뷔했다. 이현도는 보컬과 랩은 물론 작사·작곡을 도맡았다. 김성재는 패션감각을 과시하며 팀의 스타일을 이끌었다.

모두 네 장의 앨범을 내놓은 이들은 데뷔곡 ‘나를 돌아봐’부터 3집 ‘굴레를 벗어나’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인기를 모았다. 특히 해체 선언 직전인 1995년 5월 내놓은 3집은 1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완벽한 랩 각운과 함께 비트박스, 비보잉 등으로 힙합의 묘미를 선보이며 뛰어난 음악적 감각을 과시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서태지와 아이들, 잼, 노이즈 등과 함께 1990년 초반 ‘댄스음악’을 이끈 가수라는 면모만으로 이들을 바라보는 것은 단선적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해체 선언 몇 달 후 김성재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에 무게를 둔 경찰은 그의 여자친구를 범인으로 지목했지만 대법원은 그에 대해 최종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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