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도 ‘메르스 쇼크’

입력 2015-06-08 07: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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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DB

공공장소 기피…토요일 관객 20% 급감
‘연평해전’ 시사회 취소에 개봉 연기까지
할리우드 스타 내한 프로모션도 ‘올스톱’

영화계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극장을 찾는 관객이 대폭 줄었고 일부 영화는 개봉을 연기했다. 특히 최근 흥행 성적이 저조해 반등의 기회를 엿보던 한국영화계는 뜻밖의 상황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큰 타격은 극장에서부터 확인된다. 6일(토요일) 전국 극장을 찾은 관객은 총 68만7872명(영화진흥위원회). 전주 토요일인 5월30일 84만2244명과 비교하면 15만4372명, 약 20% 포인트 가까이 급감했다. 금요일 사정도 비슷하다. 5일 32만5286명으로, 전주 5월29일 36만8195명보다 10% 포인트 이상 줄었다. 전적으로 메르스 때문은 아니지만 감염에 대한 우려 속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려는 심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연평해전’은 당초 11일에서 24일로 개봉을 연기했다. 8일 경기도 평택 2함대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해군 시사회도 취소했다. 군에서도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발생한 만큼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영화의 개봉 연기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7월 초 개봉하려던 한효주의 ‘뷰티인사이드’는 8월로 일정을 미루고 현재 구체적인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 두 영화의 배급사 NEW는 7일 “최근 사회적인 상황과 국민 정서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내한 프로모션도 ‘올스톱’ 됐다. 7월2일 개봉하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7월30일 ‘미션임파서블:로그네이션’의 톰 크루즈는 최근 내한 프로모션을 추진해왔다. 한 관계자는 7일 “내한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었다”면서도 “두 배우 모두 한국 팬에 애정이 강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추진 중이었지만 최근 메르스 확산에 따라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관련 논의를 중단됐다”고 밝혔다.

영화계와 극장가는 이 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달 말부터 여름방학과 휴가철이 맞물린 7∼8월로 이어지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에도 ‘먹구름’이 끼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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