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엄지원 “‘경성학교’ 통해 처음으로 수상 욕심”

입력 2015-06-10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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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엄지원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엄지원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의 인터뷰에서 “교장의 입장에서만 보면 이 영화는 불친절할 수 있다. 그를 설명해주는 장면이 있었으나 편집됐다”고 밝혔다.

그는 “가나에라는 인물을 설명할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내가 그를 보여주지 않으면 관객을 설득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가나에를 많이 생각하다보니 그에게 온전히 빠져들었다”며 “나에게 그는 시대를 잘못 만나 삐뚤어진 열정을 가진 똑똑한 여자였다. 그 당시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였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곳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지원은 “가나에는 일본에 가서 ‘워킹우먼’이 되고 싶은 꿈이 있는 여자였다. 그러나 너무 뛰어나다보니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부재했을 것”이라며 “그는 고독하고 외로운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리고 실제로 촬영장에 학생들밖에 없어서 교장인 나도 혼자였다. 그래서 고독함이 더 깊이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전에는 촬영이 끝나면 아쉬워서 울었지만 이제 거의 울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경성학교’의 마지막 촬영 때는 교장의 감정이 남아서 다른 의미로 눈물이 많이 났다. 아마 나는 가나에를 깊이 사랑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엄지원은 “어떤 작품이든 한 번도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런데 ‘경성학교’을 통해 처음으로 ‘조연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지금까지 시상식을 가면서 상을 욕심내본 적이 없다. 후보에 올라도 기대를 전혀 안 했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 내가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은 1938년 경성의 기숙학교에서 사라지는 소녀들을 한 소녀가 목격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미스터리 영화다. 엄지원은 극 중 학생 지도에 집착하는 기숙학교의 교장 역을 맡아 기품 있고 우아한 여성의 모습을 지녔지만 아무도 모를 속내를 지닌 이중적인 인물을 표현했다. 이해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은 6월 18일 개봉 예정이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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