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임신부, 메르스 확진 판정…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40대 임신부 메르스 확진 판정’
메르스 감염이 의심됐던 40대 만삭의 임신부가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임신부가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물다.
메르스 감염 비율이 높은 중동에서도 임신부 감염에 관한 보고가 거의 없어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인 김우주 고려대 교수는 “1천명 이상 환자가 생긴 중동에서 여성 환자가 적고 임신부는 더더욱 드물었다. 때문에 임신부가 메르스 고위험군인지를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작년 국제학술지 ‘감염병저널(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에 실렸던 요르단 임신부 사례는 이와 상이한 경우다. 해당 임신부는 임신 중기에 메르스에 감염된 후 태아를 사산했다.
그러나 한국의 40대 임신부 메르스 확진 판정 사례는 출산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은 임신부라는 점에서 이를 적용하기 어렵다.
당시 연구진은 메르스 바이러스가 폐를 공격하고 폐렴을 일으킨다는 점을 근거로 우려를 표명했다. 임신부가 감염되면 일반인보다 더 경과가 나쁘고 조산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것.
임신부의 경우 태아가 커지면서 흉곽을 압박하기 때문에 폐활량이 감소한다. 더불어 2인분의 산소를 공급해야하는 폐의 부담은 증가한다.
때문에 폐 기능이 약해진 임신부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나 인플루엔자 등 폐를 공격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일반인보다 더 위험해진다. 태아 역시 모체로부터 받는 산소가 부족해져 유산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2003년 중국 내 사스 유행 상황에서 임신 초기에 사스에 걸린 여성의 59%가 유산을 했다는 보고가 나왔다.
국내 전문가들도 메르스에 감염된 임신부는 다른 환자들에 비해 경과가 더 나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기덕 서울을지병원 교수(감염내과)는 “관련 자료 자체가 드물어 판단하기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임신부가 메르스에 감염되면 일반 환자들보다 경과가 더 나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임신부는 치료약물을 선택하는 데 제약이 크고 감염된 후 상태가 불안정해지면 제왕절개수술도 불가능해진다.
산부인과전문의 김주경 씨는 “35세 이상 노산은 제왕절개를 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임신부가 고열이 나는 등 상태가 나빠지면 수술을 할 수 없게 된다”며 “출산이 가까운 임신부가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면 상태가 악화하기 전에 출산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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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