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7330] 처음 접해본 테이블축구, 웃음꽃 핀 방동분교

입력 2015-06-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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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스포츠버스가 강원도 인제군 방동리의 기린초등학교 방동분교를 찾았다. 방동분교 전교생 30명과 학부형들은 함께 땀을 흘리며 생활체육의 즐거움을 맛 봤다. (위 큰 사진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홍보대사 유경아(왼쪽에서 6번째)와 함께 한 2인3각 달리기, 테이블축구게임을 즐기는 아이들, 스포츠버스에 설치된비디오 야구게임을 하고 있는 아이들. 스포츠동아DB

■ 스포츠버스가 달린다


1. 기린초등학교 방동분교

스포츠동아와 국민생활체육회가 공동으로 ‘스포츠버스가 달린다’ 캠페인을 진행한다. 스포츠버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가 농어촌·도서지역 어린이들에게 생활체육의 기쁨을 선물하기 위해 운영하는 버스다. 스포츠동아는 총 6회에 걸쳐 스포츠버스와 함께 전국 각지의 초등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주민들이 어우러져 즐기는 운동회, 레크리에이션, 건강 부대이벤트 등 ‘움직이는 체육관, 스포츠버스’의 모든 것을 생생하게 전해드린다.


전교생 30명, 엄마 아빠와 함께 운동회
축구·골프·테이블축구 등 아이들 북적
버스 내부엔 ‘체험존·체력측정존’ 구성
부장교사 “운동회 재미 알려주고 싶었다”

살짝 비가 뿌리더니, 말간 해가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밀었다 숨겼다 한다. 공기가 달다. 운동회하기 딱 좋은 날씨다.

‘찾아가는 우리 동네 운동회’. 플래카드가 교문에 활짝 내걸렸다. 등교하는 아이들이 운동장 구석에 멈춰 서 있는 버스를 보며 환호성을 지른다. 아이들을 지켜보는 교사도 들뜬 얼굴이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 520. 지난 12일 기린초등학교 방동분교(이하 방동분교)에 스포츠버스가 떴다. 현리에 있는 본교로부터 7.6km 떨어진 곳이다. 전교생은 30명. 초등학생이 23명, 유치원생이 7명이다.

지금은 현리, 방동리, 진동리 등으로 불리지만 오류올, 아롱가지, 샛말 등 옛 이름이 훨씬 정겹다. 방동분교가 있는 곳도 도채올이라는 예쁜 이름이 있었다.

본격적인 운동회를 시작하기 전에 가벼운 준비체조 시작.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까지 함께 선수로 참여하는 운동회다. 모두들 노란색 조끼와 빨간색 조끼를 나누어 입었다. 방동팀과 기린팀이다.

전문 진행자들이 아이들을 능숙하게 이끌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30초마다 빵빵 터진다. 적막했던 교정에 모처럼 아이들의 함성이 메아리친다. 운동장 뒤쪽 나무그늘에 모여 앉아 오랜 만에 열린 마을운동회를 구경하던 동네 어르신들의 입에 주름진 미소가 걸린다. “그려. 이래야 사람 사는 마을이지.”

훌라후프 전달하기, 커다란 공굴리기, 3인6각 달리기, 커플댄스, 전원이 참가하는 계주, 장대에 걸어놓은 주머니에 공 던져 넣기 등 운동회 단골종목들이 이어졌다. 진행자가 “○○팀 승리! 200점 드립니다!”할 때마다 아이들의 환호와 탄성이 엇갈린다.


● 스포츠버스 체험존·체력측정존·디지털전시존 인기만점

막 계주를 마쳐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송서연(10)양은 “달리는 게 너무 재미있다. 아빠랑 와서 더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서윤(9)양도 “다 재밌었지만 계주가 제일 재밌었다. 달리는 거와 줄넘기를 좋아한다”고 했다.

모처럼의 운동회에 ‘업’된 것은 부모와 교사들도 마찬가지였다. 학부모 김혜수(40)씨는 “아이들과 오랜 만에 뛰고 응원을 하니 동심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이곳은 자연이 좋아 산책할 기회는 많지만 체육시설이 없어 아쉽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스포츠버스를 방동분교에 초청한 사람은 방동분교 박성일(40)부장교사다. 박 교사는 “(스포츠버스가 온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지난주에 알려줬는데 잔뜩 기대 하더라. 우리 학교는 가을운동회가 없다. 아이들에게 운동회의 재미를 알려주고 싶어서 직접 신청했다”며 “작은 학교라 아이들에게 해줄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스포츠버스가 이 먼 곳까지 와 주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운동회가 끝난 후에는 다양한 스포츠 놀이기구들이 아이들을 반겼다. 축구·골프 체험장과 테이블축구 등에 아이들이 몰렸다. 처음 접해보는 ‘뉴 스포츠’를 경험하는 아이들의 얼굴이 환하게 폈다.

스포츠버스도 문을 활짝 열고 주민들을 맞이했다. 스포츠버스는 안의 좌석을 걷어내고 다양한 운동 장비를 탑재했다. 최첨단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스포츠체험을 제공하는 체험존, 건강 측정장비 및 맞춤형 운동처방을 위한 체력측정존, 터치스크린을 활용해 세대별 건강관리법과 생활실천정보를 안내하는 디지털 전시존으로 구성됐다.

아이들에게는 스크린을 통해 스포츠게임을 할 수 있는 체험존이, 부모와 주민들에게는 체력측정존이 인기를 끌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떠나는 일행을 향해 아이들이 손을 흔들었다. 모처럼 땀을 흠뻑 흘린 아이들의 얼굴이 해처럼 빛났다. 생활체육의 힘이다. 스포츠버스는 10월까지 총 32곳의 전국 초등학교를 방문할 예정이다. 생활체육의 즐거움과 건강을 전하기 위한 스포츠버스의 시동은 24시간 꺼지지 않는다.

기린초등학교 정세덕 교장. 스포츠동아DB



■ 기린초등학교 정세덕 교장


“모처럼 아이들과 뛰니 기분 좋아”

내년 8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기린초등학교 정세덕(61·사진) 교장은 기린초등학교 졸업생이다. 게다가 교직생활의 대부분(27년)을 기린초등학교에서 보냈다. 규정상 5년 이상 한 학교에서 근무할 수 없어 5년이 되면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갔다가 기러기처럼 되돌아오곤 했다. 정 교장은 “1959년에 기린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아직까지 다니고 있다”며 웃었다.

기린초등학교의 본교는 현리에 있고 두 군데의 분교(방동·진동분교)가 있다. 방동분교는 전교생이 30명, 진동분교는 3명이다.

“방동분교에서 운동회를 여러 번 했지만 이렇게 음악을 빵빵 틀어놓고 제대로 한 적은 처음이다. 아이들이 신나하는 모습을 보니 기쁘다. 요즘은 분교아이들이 본교아이들보다 혜택을 더 많이 누리는 것 같다(웃음).”

정 교장은 기린초등학교 총 동문 운동회를 두 번 개최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모아놓고 보니 동문끼리 최대 45년 차이가 나더라고.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가 박 터뜨리기, 2인 3각, 계주를 하고 추억의 계란프라이 도시락을 나눠 먹었단다. 정 교장은 “생활체육은 너무도 중요하다. 사람의 몸은 원래 구석기 시대에 맞춰져 있다고 한다. 사람은 걷고 뛰고 오르고 해야 살 수 있다”며 요즘 아이들의 운동부족에 대해 우려했다.

“모처럼 기회가 되어 아이들과 뛰어보니 기분이 좋다. 평소에는 이런 기회가 없다. 마음은 꽤 뛸 것 같았는데… 허허.”

탤런트 유경아. 스포츠동아DB



■ 홍보대사 탤런트 유경아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갔어요”

이날 ‘찾아가는 우리동네 운동회’에는 국민생활체육회의 홍보대사인 탤런트 유경아(42·사진)씨가 함께 했다. 유씨는 모든 종목에 참여해 아이들과 함께 뛰고 공을 굴렸다.

“아이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모두가 가족같은 느낌을 받았다. 학생 수가 적어 더욱 그럴 것이다. 오랜 만에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서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골의 정감을 만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유경아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에 일찌감치 아역배우로 데뷔해 ‘호랑이선생님’ 등에 출연했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 운동회, 소풍에 대한 추억이 많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운동회를 앞두고 오자미를 열심히 만들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특히 줄다리기를 좋아해 “오늘도 줄다리기를 할 줄 알고 기대했는데…”라며 웃었다.

유씨는 “2013년부터 홍보대사를 맡으며 운동에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한창 활동할 때는 ‘무조건’ 차를 타고 다녔지만, 지금은 걷는 재미에 푹 빠졌다. 최근에는 하루 3만보를 찍었다고. 2014년에는 생활체육지도사 2급(보디빌딩) 자격증도 획득했다. 유씨는 “스포츠동아와 국민생활체육회가 마련한 이번 기획을 통해 보다 많은 아이들이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다.

방동리(강원 인제군)|양형모 기자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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