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인사이드] 다저스, 지구 라이벌들 잡고 선두 유지

입력 2015-06-16 2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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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선수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자이언즈 제외한 3개 팀에 압도적 우위
홈 승률도 카디널스 이어 NL 전체 2위
그레인키, 최근 7경기 승 없어도 느긋
강속구 불펜 앞세워 선발진 공백 상쇄

LA 다저스는 지난 한 주 동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라이벌 애리조나 디백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5승1패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6경기에서 마이크 볼싱어(27)가 선발투수로는 유일하게 1승을 더해 시즌 성적 4승1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로 불리는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는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응집력 있는 타선과 불펜진의 활약에 힘입어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추격을 따돌렸다. 디백스와의 3연전을 스윕하면서 올 시즌 홈 성적은 25승10패가 됐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4승7패)에 이어 내셔널리그 홈 승률 2위다. 타선을 크게 보강해 다저스의 3년 연속 지구 우승을 견제할 대항마로 꼽힌 파드리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도 2차례나 경기 막판 전세를 뒤집는 뚝심을 발휘하며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서부지구에서 자이언츠에만 2승7패로 열세일 뿐 나머지 팀들에는 매우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파드리스에는 8승4패, 디백스에는 7승2패, 콜로라도 로키스에는 9승4패다. 자이언츠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팀을 상대로 한 승률은 무려 0.706이다.


● 그레인키의 불운

16일(한국시간) 현재 잭 그레인키의 시즌 방어율은 1.95로 메이저리그 전체 5위에 해당한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 상을 차지했던 2009년의 2.16보다 더 뛰어난 성적이다. 그러나 그레인키는 최근 7경기에서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5월 6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5승째를 따낸 이후 2패만을 더했다. 14일 파드리스전에선 8이닝 동안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이 1-2로 패해 빛이 바랬다.

그레인키가 등판한 최근 7경기에서 다저스는 4차례나 패배를 당했다. 이 기간 다저스가 올린 득점은 22점에 불과하다. 올 시즌 13차례의 선발등판 중 유일하게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한 3일 로키스와의 원정경기(6이닝 5실점)를 제외하면 평균 2.17득점을 지원받는 데 그쳤다.

그레인키가 시즌 2번째 패배를 안은 14일 경기에서 상대 선발은 방어율 6.48을 기록 중이던 이안 케네디였다. 그러나 야스마니 그란델의 솔로홈런을 제외하고 다저스 타선은 7회까지 케네디를 상대로 3안타만을 뽑아냈다. 8회초 저스틴 업튼에게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결승 솔로홈런을 허용하고 패전의 멍에를 쓴 그레인키는 “데뷔 후 6년 동안 보냈던 캔자스시티 로열스 시절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며 빈약한 타선 지원에 대해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올 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그레인키는 5승무패로 순항했다. 이 기간 다저스는 34득점을 올렸다. 경기당 5.67점으로, 최근 7경기에서 올린 3.14점보다 월등히 높다. 따라서 시즌 초반처럼 타선과 궁합이 다시 맞기 시작한다면 지난 시즌 기록한 생애 최다승(17) 기록을 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노리고 있는 그레인키는 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향후 3년간 7800만달러의 연봉이 남아있지만, 다저스와 새로운 장기 계약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마지막으로 연봉 대박을 노릴 수 있다. 내년이면 33세가 되는 그레인키보다 한 살 많은 제임스 실즈는 올해 파드리스와 장기계약하며 4년 7500만달러에 합의했다.


● 달라진 불펜

커쇼와 그레인키가 10승밖에 합작하지 못하고, 3선발 류현진과 4선발 브랜든 매카시가 부상을 당해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했지만 다저스는 줄곧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유격수 지미 롤린스, 2루수 하위 켄드릭, 중견수 작 피더슨으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의 수비력이 지난 시즌보다 월등해진 것이 상승세의 요인이다. 특히 15일 파드리스전에서 피더슨은 9회말 저스틴 업튼의 타구를 힘껏 쫓아가 펜스에 충돌하며 잡아내는 진기명기로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크게 업그레이드된 불펜의 파워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 시즌 다저스 불펜의 방어율은 3.80에 그쳤다. 그러나 16일 현재 3.01로 순항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저스 불펜이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향상된 성적을 거두는 요인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크게 늘어난 것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시즌 다저스 불펜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마무리 켄리 잰슨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평균 95마일(153㎞)의 직구를 구사하는 잰슨의 공은 빠른 축에 끼지 못한다. 15일 4-2 역전승을 거둔 파드리스전에서 다저스는 6명의 불펜투수를 투입했다. 선발 마이크 볼싱어가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물러나자, JP 하월~크리스 해처~애덤 리버토어~후안 니카시오~조시 래빈~잰슨이 7.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들 중 하월만이 제구력을 앞세우는 투수이고, 나머지는 모두 95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는 정통파다. 특히 승리투수가 된 래빈은 연장 10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동안 최고 98마일(158㎞)의 강속구를 앞세워 삼진을 3개나 잡아내는 인상적 투구를 했다. 이날 투입된 불펜투수 6명 중 하월과 니카시오만 삼진을 잡아내지 못했을 뿐 나머지는 삼진을 8개나 기록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지난 시즌 로열스는 막강 불펜을 앞세워 1985년 이후 처음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투수들이 분업화된 현대야구에서 불펜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다양한 구종을 지닌 선발투수와는 달리 짧은 이닝을 책임지는 불펜투수는 빠른 직구를 주무기로 하고 변화구 한 개 정도만 장착해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시즌 초반 잰슨의 부상으로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했던 다저스는 10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90마일대 중반을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불펜진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며 팀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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