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퍼트’ 박인비 이유있는 부활

입력 2015-06-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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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맨 오른쪽)가 잃어버린 퍼트 감각을 되찾으며 다시 여왕으로 등극했다. 박인비가 12일(한국시간) 열린 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1라운드를 끝낸 뒤 남편 남기협(가운데 앉아 있는 인물) 씨와 함께 퍼트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생산중단 퍼터 구하기 위해 특별 주문
안 풀릴 땐 남편과 함께 퍼트 집중 연습
‘위민스 챔피언십’ 56홀 보기 제로 효과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잃어버렸던 ‘컴퓨터 퍼트’를 되찾았다.

박인비는 지난해부터 퍼트 감각이 무뎌졌다. 2013년 LPGA투어 메이저 3개 대회 연속 우승 포함 6승을 거뒀을 당시 보여줬던 컴퓨터 퍼트가 실종됐다. 그는 퍼트 감각을 되찾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 부었다. 퍼터를 2번이나 교체하는 모험도 했지만 응급치료에 그쳤다. 올해부터는 퍼트를 하는 방식(스트로크 때 눈과 헤드가 함께 움직이는 스트로크)도 변화를 줘 잃어버린 퍼트 감각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퍼트 감각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박인비는 5월 열린 노스텍사스 슛아웃을 앞두고 퍼터를 교체했다. 프로 데뷔 때부터 사용했던 오디세이의 2볼 퍼터를 다시 손에 들었다. 이 퍼터는 생산이 중단돼 새 제품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박인비는 퍼터를 생산한 미국 캘러웨이골프 본사에 특별 주문했고, 어렵게 같은 제품을 손에 쥐게 됐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 박인비는 금세 안정을 찾아갔다. 노스텍사스 슛아웃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최근엔 퍼트 실수가 크게 줄었다. 7일 끝난 매뉴라이프 클래식에서는 4라운드 내내 퍼트 수가 30개를 넘기지 않았다.

아직까지 퍼트 감각을 100% 되찾은 건 아니다. 12일 열린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는 다시 퍼트가 발목을 잡았다. 7번과 9번홀에서 3퍼트를 하는 바람에 2개의 보기를 적어냈다. 퍼트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박인비는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연습그린으로 향했다. 그리고 스윙코치이자 남편인 남기협 씨와 함께 1시간 가까이 퍼트 연습에만 집중했다. 2라운드부터 박인비의 컴퓨터 퍼트가 다시 돌아왔다. 2라운드를 보기 없는 경기로 끝냈고, 3∼4라운드에서 보기 프리 경기를 이어갔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56홀 보기 없는 경기를 펼쳤다. 더 이상 흠잡을 게 없는 완벽한 경기였다.

해리슨 (미 뉴욕주)|주영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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